[녹색교회-보시기에 좋았더라] 회색 재개발 지역서 녹색 친환경 사역… 흩어진 공동체 다시 세운다

<2부> 새로운 교회의 길 (13) 생태운동 모범 만들어 가는 광주계림교회

최요한 목사가 지난 18일 광주계림교회 건물 옥상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과 옥상 텃밭을 가리키며 효과를 설명하고 있다. 광주=신석현 인턴기자

광주계림교회(최요한 목사) 옥상을 올려다보면 세 개의 종탑과 함께 세 개의 대형 태양광 패널이 눈에 들어온다. 탄소 배출을 최소화한 친환경 건축물을 염두에 두고 2017년 예배당을 신축하며 설치한 태양광 발전소다. 세 개의 종탑이 1946년 당시 교회를 처음 세운 세 명의 여성 집사를 상징하는 과거라면 검은색의 태양광 패널은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지키고자 노력하는 교회의 미래를 상징한다.

지난 18일 광주 동구 계림동의 교회에서 만난 최요한 목사는 패널을 가리키며 “우리 교회는 건축 초기부터 태양광 발전 설비뿐 아니라 지하수 보존 활용 및 빗물 활용 시스템 등 친환경적 요소들을 교회 건축에 담아내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태양광 패널은 교회 본당 건물 옥상에 1호기, 길 건너편에 있는 계림학사관 건물 옥상에 2호기가 설치됐다. 각각 하루 최대 생산 가능 전력은 100kW와 34kW다. 태양광 발전을 통해 얻는 수익금은 교회가 운영 중인 지역 아이 돌봄 사역 등에 쓰인다. 태양광 패널 밑으론 텃밭도 조성했다. 최 목사는 옥상 텃밭이 환경 미화 효과뿐 아니라 도시 열섬 현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최 목사를 따라 교회 건물 1층으로 내려가니 넓은 공터 한쪽 벽면에 ‘빗물 저금통’이라고 적힌 빗물 저장 설비가 눈에 들어왔다. 마침 이날은 국지성 호우로 꽤 많은 양의 비가 내렸다. 빗물은 배관을 타고 빗물 저금통에 차곡차곡 쌓였다.

최 목사는 “빗물 저금통의 최대 담수량은 2t 정도 된다”며 “이렇게 모은 빗물은 교회 내 연못과 정원, 옥상 텃밭 등을 가꾸는 데 사용되며 최대 열흘 정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햇볕이 내리쬐든 비가 내리든 자연현상은 그대로 교회의 에너지 자원이 됐다.

광주계림교회의 친환경 사역은 성도들과 목회자의 뜻이 하나가 됐기에 가능했다. 돌을 가공하는 석재 공장 단지 인근에 살았던 최 목사는 어려서부터 고기를 잡을 수 없을 만큼 오염된 하천을 보며 자라왔다. 당시 그 지역에서 목회하신 그의 아버지는 산업재해와 질병으로 병드신 분들을 돌봤다. 최 목사가 환경 사역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다. 2018년 부임한 광주계림교회 성도들과도 마음이 맞았다.

아파트 단지 속 교회 전경이다. 광주=신석현 인턴기자

광주계림교회가 위치한 곳은 재개발 사업으로 최근 급격하게 도시화한 지역이다. 이전엔 골목골목 사이로 돌담의 담쟁이가 주는 정취를 간직한 마을이었다. 지금은 개발이란 이름으로 고층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며 자연경관은 사라지고 답답한 도시가 됐다. 최 목사를 비롯해 광주계림교회 성도들은 하나님이 만든 창조 세계의 생태 환경을 보존해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 개발이 진행되며 잘려나가는 나무들부터 살리기 시작했다. 분재로 만들어 교회 마당에 옮겨 심었다. 교회 마당은 지역주민과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도록 꽃과 잔디를 심고 인공연못과 텃밭도 만들었다. 지하수를 활용해 가꾸며 불필요한 자원낭비를 줄였다.

지하수를 활용한 교회 내 연못이다. 광주=신석현 인턴기자

흩어진 마을 공동체를 다시 세우고, 지역주민과 함께 환경과 자연을 지키는 생태 운동을 펼치고자 ‘기살림빛고을사회적협동조합’도 세웠다. 태양광 발전, 옥상 텃밭, ‘푸른마을다함께돌봄’이란 지역 아동 돌봄 사역 등이 모두 협동조합의 일이다.

‘식물 그림책 작은 도서관’도 운영한다. 교회 1층에 자연을 주제로 한 그림책 등 1000여권을 비치해두고 지역 주민에 개방해 지역사회의 생태 운동 동참을 독려한다. 환경보호를 위한 정기 세미나를 열어 지역민과 교회 공동체, 다음세대의 환경교육에도 앞장선다. 최 목사는 “특히 다음세대를 생각하면 정신이 번쩍 든다”면서 “교회와 어른들이 파괴된 자연 속에서 자랄 다음세대를 위해 무얼 해야 할지, 또 어떤 책임의식을 갖고 다음세대를 교육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회 1층에선 '식물 그림책 작은 도서관'을 운영하며 지역 주민과 소통한다. 광주=신석현 인턴기자

광주계림교회는 지난 2월 사순절 기간 성도들과 함께 ‘불필요한 소비 멈추기’ ‘전기사용 줄이기’ ‘고기 금식하기’ ‘종이 금식하기’ 등 환경 보호 실천 운동을 펼쳤다. 환경 주일을 맞은 지난 6월엔 두 달간 기독교환경운동연대(상임대표 양재성)와 함께 탄소중립캠페인도 진행했다.

교회는 성도들에게 환경을 살리는 거룩한 습관을 들여 예수그리스도의 생명을 각자 마음에 담아보자고 권면했고, 성도들은 자전거와 대중교통 이용과 같은 작은 실천부터 육류의 생산과 소비로 발생하는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일주일 채식 도전’, 전기와 통신 사용량을 줄이고 대신 가족끼리 성경교독 시간을 갖는 ‘녹색서재’ 캠페인 등에 동참했다.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 5월 교회는 기독교환경운동연대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생명문화위원회(위원장 안홍택)가 선정한 ‘2021년 올해의 녹색교회’ 중 한 곳으로 선정됐다.

광주계림교회는 지금까지 쌓은 태양광 사업 등 관련 노하우와 운영방법 등을 주변 교회와 나누며 필요하다면 지원에도 나설 계획이다.

최 목사는 “인간뿐만 아니라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계 전체 즉, 생명을 살리는 일은 교회의 사명”이라면서 “파괴된 자연의 본래 모습을 찾아가는 일은 무척 힘들고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생활 습관을 하나씩 바꾸며 실천해 하나님의 창조세계가 회복되는 희망을 같이 꿈꿨으면 한다”고 말했다.

광주=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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