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자책·수용·위안… 아픈 이들의 자기 이야기

[책과 길]
‘질병과 함께 춤을’ 여성 4명의 경험과 성찰 들려줘
‘우리에 관하여’는 장애인 작가들 목소리

아픈 몸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자기 이야기를 시작했다. 근래 ‘질병 서사’ 혹은 ‘장애 서사’라고 할 책들이 늘어나고 있다. 당사자 얘기를 통해 우리는 질병이나 장애, 몸에 대한 생각을 돌아보게 된다.


최근 나온 ‘질병과 함께 춤을’(푸른숲)이 대표적이다. 각기 다른 질병을 안고 살아가는 여성 4명이 아픈 몸으로 통과해온 경험과 성찰을 들려준다.

난소난종을 앓는 다리아는 자신에게 왜 이런 병이 생겼는지 분노하기도 하고 수치심을 갖기도 한다. 몸 관리를 못한 게 아닌가 자책감도 들었다. 하지만 점차 병을 받아들이고 그걸 얘기할 수 있게 된다. 그는 “내가 아픈 몸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위안을 받고 있듯이, 당신도 그럴 수 있기를”이라고 썼다.

조현병을 앓고 있는 박목우는 실제 환청과 망상이 어떤 증상으로 나타나는지, 우리가 정신병이라고 부르는 조현병 당사자의 세계를 생생하게 알려준다. 척수성근위축증 환자 모르는 변형된 몸으로 앉고, 자고, 출근을 하며 혼자 씩씩하게 살아간다. “나는 통증에서 완전히 해방되는 것을 생각하지 않는다”라면서.


‘우리에 관하여’(해리북스)는 장애인 작가들이 쓴 에세이 모음집이다. 미국 뉴욕타임스에 연재됐던 ‘장애’라는 제목의 시리즈에 실렸던 글 60여편을 수록했다. 작가들은 정의와 윤리의 차원만이 아니라 사랑, 일, 감정, 정체성, 출산, 노화 등 인간적인 모든 측면에서 장애인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전한다.

존 올트먼은 “나라는 사람의 개인적 특성,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내가 추구하는 관심사, 신념은 모두 사라지고, 뇌성마비가 있으며 목발을 사용한다는 사실만이 나의 존재와 능력 전부를 규정한다”고 비판하면서 “나는 나의 뇌성마비로 정의되지 않는다”고 선언한다.

에밀리 랩 블랙은 “나의 이야기는 몸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든 겪을 수 있는 그런 평범한 이야기일 뿐”이라고 썼다.

김남중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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