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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블시론] 일하는 즐거움

윤만호 EY한영 경영자문위원회 회장


동양에서 노동(勞動), 근로(勤勞)의 글자에는 힘 력(力)자가 많이 들어가 수고로움과 고통이 수반되는 개념으로 이해되고 영어 단어 레이버(Labour)에는 노동의 의미와 ‘힘써서 분만하다’의 의미가 함께 있어 흥미롭다. 성경 창세기 3장 16∼17절에 따르면 하나님은 아담과 하와가 먹지 말라고 한 선악과를 따 먹었으므로 여자에게는 ‘임신하는 고통과 자식을 낳는 수고’를 주고 남자에게는 ‘네 평생에 수고하여야 그 소산을 먹으리라’며 노동의 형벌을 주신 사건과 관련되는 듯하다. 일하는 것이 과연 형벌일까, 인간들은 언제까지 일해야 할까.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육체노동의 정년은 종래 60세에서 65세로 인정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판결(2019년)한 바 있다. 그런데 2020년 제주도가 조사한 ‘어가 실태조사’에 따르면 제주 해녀들의 적정 은퇴연령은 만 80세 이상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답변에 응한 해녀들의 한결같은 이유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일하고 싶다’였다. 일의 즐거움을 대변해 주는 사례다. 엿새 동안 어떻게 살았느냐가 주말의 휴식과 행복에 영향을 주듯이 평생을 얼마나 열심히 살아왔느냐가 노후의 안식과 행복을 좌우하게 된다. 일하는 즐거움이나 사람의 성품은 일부러 만들려고 해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일상에서 절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미래에는 일의 개념도 바뀔 듯하다. 디지털시대가 확산되면 일의 종류나 일하는 방식 등이 크게 달라질 것이다. 1970년대에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가 모든 집과 책상 위에 컴퓨터가 놓이게 될 것이라고 했듯이 머지않은 미래에는 자신의 로봇을 누구나 갖게 되는 1인 1로봇 시대를 맞이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자기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이나 지루하고 반복적인 일들은 자동화하거나 로봇에게 맡기면 되고 사람들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하게 될 것이다.

최근 우주관광 시험 비행에 성공하고 돌아온 영국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랜슨 회장은 71세의 나이에도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를 그치지 않기로 유명하다. 그는 잠자는 시간을 빼면 인간은 누구나 인생의 80%를 일하면서 지낸다고 하면서 일을 마치고 난 후 짧은 주말의 시간에서 즐거움을 찾으려 하지 말고 일하면서 즐거움을 찾으라고 권면하고 있다. “당신이 하는 모든 일에서 즐거움을 찾으세요(Have a fun in everything you do).”

이제는 30년 배우고 30년 일하고 30년 은퇴의 삶이 아니라 평생 배우고 평생 일하는 세상이 됐다. 성경에서도 일하기를 권면하고 있다. ‘일하기 싫거든 먹지도 말라’(살후 3:10)고 했고 ‘게으른 자여 개미에게 가서 그가 하는 것을 보고 지혜를 얻으라’(잠 6:6)고 했다 공중에 나는 새나 들에 핀 백합화도 하나님은 정성껏 기르시고 입히시는데 하물며 자기의 형상대로 지으신 우리가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먹을까를 염려하게 하시겠는가 하고 말씀하신다. 염려하지 말고 개미처럼 일하고 살면 인생이 즐겁고 달라지게 된다.

행복은 강도에 의해 좌우되기보다는 빈도에 의해 만들어진다. 일상의 소일 가운데에서 즐거움을 찾아 자기만의 성공적인 삶의 모델을 만들어 가는 것이 지혜이고 행복이다. 일이란 애당초 하나님이 인간에게 죄의 대가로 주신 형벌이었지만 충만한 영성으로 즐겁게 일하고 살아가면 하나님이 허락하신 일이 얼마나 큰 은혜이고 축복인지 실감하며 살게 될 것이다. 특히 나 자신을 위해서나 돈벌이를 위해서 하는 일보다 이웃과 더불어 나누는 봉사적인 일을 할 수 있다면 삶의 기쁨은 배가될 것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나이에 무관하게 일의 귀천에 상관없이 평생을 일하는 즐거움으로 살자.

윤만호 EY한영 경영자문위원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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