巨與 끝없는 ‘입법 폭주’… 정치가 사라졌다

야당 패싱… 안건조정위도 무력화
‘언론법’ ‘임대차법’ 등 與 맘대로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해 제21대 국회 개원 이후 야권의 반대에 아랑곳하지 않고 ‘입법 폭주’를 이어가고 있다. 부동산 임대차 3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개정안 등 쟁점 법안마다 압도적인 의석수로 야권의 반발을 깔아뭉갠 민주당은 오는 30일 언론중재법(언론법) 역시 단독 강행처리할 태세다. 민주당의 입법 폭주가 1년 넘게 이어지면서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대화와 타협이라는 정치의 본령이 실종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총선에서 180석을 확보한 민주당은 이후 ‘개혁이 곧 민심이자 당심’이라는 깃발 아래 거의 모든 쟁점 법안을 의석수로 밀어붙이고 있다. 개헌 외에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 거대 여당 앞에서 국민의힘 등 야당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야당의 마지막 무기인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마저 여당의 ‘종결 동의’ 앞에 허무하게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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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입법을 강행하는 과정에서 야당과의 협의를 비롯해 최소한의 협치 절차 등도 제대로 구현되지 못했다. 법안이 본회의에 오르기 전 마지막 관문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의 ‘야당 패싱’이 대표적이다. 민주당은 임대차 3법과 5·18역사왜곡처벌법, 공수처법 개정안, 대북전단살포금지법 등 첨예한 쟁점 법안을 법사위에서 단독 처리했다.

다수당의 입법 폭주를 막기 위해 여야 위원 동수로 구성하게 돼 있는 안건조정위원회 제도도 여당과 열린민주당, 여당 출신 무소속 의원의 합작으로 수차례 무력화됐다.

특히 민주당이 8월 내 처리를 공언한 언론법 개정안 처리 과정에서는 단독·강행 처리 수법이 총동원됐다. 소관 상임위인 문화체육관광위 법안소위와 안건조정위, 법사위 전체회의 등은 모두 야당 표결 없이 민주당 단독으로 진행됐다. 안건조정위에는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이 야당 몫으로 배정돼 여야 균형을 깨버렸다.

2016년 테러방지법 처리 당시 ‘필리버스터의 새 역사’를 썼다고 자평했던 민주당은 거대 여당이 되자 지난해 12월 대북전단살포금지법 처리 과정에서 야당의 필리버스터를 강제종료시켰다.

국회사진기자단

민주당은 언론법 처리 과정에서도 야당이 필리버스터를 신청하면 전원위원회 소집으로 맞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은 개혁을 이유로 독단적 입법 행태를 이어오고 있으나 정작 부작용에는 자성하는 모습을 찾을 수 없다. 지난해 강행 처리한 임대차 3법이 전셋값 폭등으로 이어졌지만 최근까지도 민주당 내에서는 "임대차 3법만의 문제가 아니라 부동산 정책 전체의 문제"라는 답변을 내놓으며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언론법 역시 요지부동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일단 법을 만들고 나중에 법원 판례가 나오면 법안을 수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민주당이 다수결을 명분으로 비판을 묵살하면서 앞장서서 민주주의의 기본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며 "결과에 책임지지 않는 책임정치 훼손도 두드러진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민주당의 입법 폭주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강성 지지층의 결집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 민주당 재선 의원은 "전통 지지층의 결집 없이는 대선에서 결코 승리할 수 없다"며 "언론법 역시 정무적 영역으로 넘어간 지 오래"라고 말했다. 그러나 동시에 "언론법 강행으로 지난 4·7 재보궐선거에서 질타를 받았던 오만과 독선의 프레임이 부활할 수 있다"는 당 내부의 경고음도 점차 커지고 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언론법 결사항전 의지 국민의힘, 필리버스터 나선다
의결 절차 생략·野 견제장치 무력화… 법안 몰아치기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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