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족’에 앞다퉈 경고… “0.25%는 강력한 시그널”

전문가 “고이자율 상품 정리해야… ‘큰손’들, 안전자산으로 머니 무브

지난 26일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결정에도 한국부동산원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주 수도권의 아파트 매매 가격은 0.40% 상승해 주간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9년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29일 한 시민이 서울시내 한 은행 외벽에 부착된 부동산 대출 광고판 옆을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1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했지만 ‘겨우 0.25%쯤이야’ 라고 가볍게 여기는 ‘투린이’(투자+어린이)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은 금융 정상화를 위한 신호탄에 불과한 만큼 조속히 ‘빚투’ 출구전략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리 인상 효과로 금융권 예·적금 금리가 상승하면서 벌써부터 자금이 증시에서 빠져나가는 등 고액 자산가의 ‘머니 무브’로 주식 고점 매수자들의 손실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학수 하나은행 도곡PB센터 팀장은 29일 통화에서 “빚을 내 투자한 주식으로는 장기투자가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금리 인상과 미국 테이퍼링(양적 완화 축소) 등 이슈로 시장이 불안정한 이 시점에서 빚투를 지속하기에는 위험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고금리 상품은 최대한 빠르게 정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불장’(대상승장)에서 초보자들이 ‘연 3% 정도 이자 내고 빌려 연 10% 수익을 내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일반인 투자 실력으로 가뜩이나 불안정한 시장에서 고리 이자를 감당하고, 수익까지 지속적으로 내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김 팀장은 “금리 0.25% 포인트 인상을 ‘별것 아닌 것’으로 치부하지 말고, 당국이 투자자들에게 보내는 강력한 시그널로 이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은이 당장은 금리를 소폭 올리는 데 그쳤지만, 가계대출 대응을 위해 연내로 추가적인 움직임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고액 자산가의 ‘머니 무브’가 심상치 않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김 팀장은 “기준금리를 따라 수신 금리도 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고, 제2금융권을 시작으로 벌써 연 5%대 특판 상품도 나오고 있다”며 “VIP 고객들은 이미 주식시장에서 수익실현을 마치고 안전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큰손’들이 주식시장에서 빠지면 거래량은 줄어들게 되고, 남는 건 고점에 ‘물린’ 개인 투자자들뿐”이라고 경고했다. 실제 지난 2월 16억7000만여주에 달했던 유가증권시장의 일평균 거래량은 이달 6억6000만여주로 내려앉아 1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조현수 우리은행 양재남금융센터 PB팀장도 “자산가격이 비정상적으로 오른 현시점에서 10~15% 정도의 단기 조정은 언제든 반복해서 올 수 있는 상황”이라며 “이 충격을 여러 번 버텨야 장기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데 빚투는 그게 어렵다”고 진단했다. 지난해부터 특정 섹터의 주가가 크게 오르고는 있지만 이것이 ‘반짝 테마’ 유행에 의한 것일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김 팀장은 “지난해부터 불장을 맞아 바이오, 언택트, 모빌리티, 메타버스 등 테마주들이 돌아가며 폭등하고 있다”면서 “이런 테마주들은 시장이 섹터에 대한 현실적인 가치평가에 들어가는 순간 언제든 폭락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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