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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건물 부문 탄소중립 달성하려면

송두삼 성균관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최근 기후위기에 따른 폭염, 홍수, 가뭄, 대형 산불 등 유례없는 자연재해로 인류는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다. 지구온난화는 이제 우리가 피할 수 없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인류 공동의 과제다. 세계 모든 국가는 앞다퉈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그 실현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정부도 지난 5일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을 발표했다. 초안에 따르면 건물 부문에서는 2050년에 2018년 대비 86.4~88.1%의 온실가스 감축이 요구된다. 이를 달성하려면 신축 건물은 100% 제로에너지 건물로 의무화하고, 기존 건물도 100% 그린 리모델링을 해야 2018년 대비 냉난방 에너지 사용 원단위를 32% 향상시킬 수 있다. 또 고효율 기기 보급 확대와 스마트 에너지 관리가 필요하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부터 공공건축물에 대해 ‘신축 건물 제로에너지 건물 의무화’를 추진해 왔다. 이 로드맵을 2025년부터 민간 신축 건물에, 2030년부터는 모든 신축 건물에 의무화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신축 건물 제로에너지 의무화만으로 건물 부문의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긴 어렵다. 건축물의 절대다수인 기존 건물의 그린 리모델링이 진행돼야 한다. 현재 국내 건축물 가운데 약 74%(540만동)가 15년 이상 된 노후 건물이다.

정부는 한국판 그린뉴딜 10대 과제 중 하나로 국토부 주관 ‘공공건축물 그린 리모델링 사업’을 지난해부터 내년까지 한시적으로 추진한다. 그러나 건물 부문의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확대 추진돼야 한다. 특히 민간으로의 사업 확대가 중요하다. 민간의 자발적 시행에는 경제성이 발목을 잡는다. 강력한 제도적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 가칭 ‘녹색건축물 기금’ 같은 기존 노후 민간건축물을 그린 리모델링할 수 있는 정부 차원의 기금을 마련해보면 어떨까.

제로에너지 건물 의무화, 그린 리모델링을 통한 기존 건물의 에너지 성능 개선만으로 건물 부문의 2050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다. 건물의 에너지 성능이 개선·강화돼도 실제 건물 사용 단계에서 사용자들이 자발적으로 에너지 절감을 추진하지 않으면 에너지 절감은 기대치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를 ‘리바운드 효과’라고 한다. 이미 제로에너지 건물, 그린 리모델링을 시행하는 유럽에서도 에너지 절감분이 당초 목표치보다 30~50%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최근 한국에서도 신축 공동주택의 냉난방 에너지 사용량이 기존 공동주택보다 많은 사례가 종종 나타난다.

결국 국민 개개인의 치열한 에너지 절감 행동이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건물 부문의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른다. 건물 부문의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정부는 건물의 물리적 성능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국민이 에너지 절감에 대한 높은 의식을 가지고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송두삼 성균관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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