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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열며] 메타버스 관광

남호철 문화스포츠레저부 선임기자


코로나 시대 오프라인을 대신해 메타버스(Metaverse) 열풍이 불고 있다. 메타버스는 가상과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1992년 발표된 닐 스티븐슨의 SF소설 ‘스노 크래시’에서 처음 등장했다.

가상 세계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사회·경제적 활동까지 이뤄지는 온라인 공간이다. 한동안 유행하던 가상현실(VR)의 확장판 또는 진일보한 개념이다. 정보통신기술(ICT) 융복합을 바탕으로 현실과 유사한 디지털 가상 공간을 구축하고, 그 안에 VR과 증강현실(AR)을 포괄하는 확장현실(XR) 기술을 활용해 쇼핑, 회의, 게임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관광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관광공사는 코로나19 이후 방한 관광 주력 소비층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MZ세대 공략을 위해 중국 인기 모바일 리듬 댄스게임 ‘오디션’을 활용한 메타버스 관광 마케팅 ‘오디션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자신의 개성을 담은 아바타를 만들어 가상 공간에서 리듬 댄스를 즐기는 ‘오디션’ 내 한국 여행 가상 체험공간을 조성하고 이와 연계해 한국 관광을 홍보하는 것이다. 사용자들은 가상의 코엑스를 배경으로 게임을 즐기며 동시에 가상 코엑스의 전광판을 통해 부산 감천문화마을·강릉 정동진·제주도 등 한국의 다양한 관광지도 만나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한시적으로 출시되는 한국 패션 아이템을 활용해 본인의 아바타를 꾸미고 K팝에 맞춰 게임을 즐기며 한국 여행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모바일 기반으로 얼굴 인식과 AR, 3D 기술을 활용해 자신의 개성을 담은 아바타를 생성, 가상 공간에서 소셜네트워크 활동을 즐길 수 있는 3D 아바타 생성 앱인 ‘제페토(ZEPETO)’를 전 세계에 선보였다. 제페토에 구축된 한국의 가상 여행지 한강공원에 올해 초 한류 스타이자 한국관광명예홍보대사인 걸그룹 있지(ITZY)가 자신들의 아바타를 통해 세계 팬들에게 한국의 관광 매력을 알렸다.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메타버스 올라타기’가 번지고 있다. 서울시는 코로나19로 직접 체험하기 힘든 다양한 정책을 3차원 가상 세계인 메타버스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서울어린이대공원은 제페토에 메타파크를 개장했다. 팔각당, 식물원, 숲속의 무대, 포시즌 가든, 그리고 지금은 사라졌지만 1990년대까지 많은 사랑을 받았던 추억의 물놀이장 ‘수영장’도 메타버스에서 즐길 수 있다. 대구시는 메타버스에 온라인 콘퍼런스 플랫폼 구축 사업을 진행 중이다. 대구시 특징을 구현한 가상 공간을 만들어 마이스(MICE·회의·관광·컨벤션·전시) 사업 유치에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전남도는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한 관광 콘텐츠 홍보관을 올해 안으로 구축하기로 했다. 이 홍보관은 미래의 고객인 1020세대를 겨냥해 재미와 호기심을 유발할 관광 콘텐츠를 담게 된다. 충북도는 실감형 여행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충북도가 선정한 충주호, 대청호 등 도내 9개 절경인 ‘호수9경’을 AR 기술을 이용해 즐기도록 하는 서비스가 핵심이다.

점차 유형 간 경계가 허물어지며 두 세상이 만나고 있다. 팬데믹이 비대면 서비스·기술 발전을 앞당기면서 메타버스 의존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더 이상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를 구분하는 것이 이상해지는 수준으로 될지도 모른다. 한편에서는 정보 격차, 데이터 편향성, 조세 포탈, 디지털 범죄, 가상 세계 과도 몰입이나 불건전 행위 등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지만 메타버스라는 큰 밀물이 들어올 때 철저한 대책을 마련해 늦지 않게 제 시간에 탑승하는 것이 중요하다.

남호철 문화스포츠레저부 선임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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