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하는 목회자’ 배출 인천도시산업선교회 지켜내야

1961년 설립 한국 노동운동 산실 역할
화수화평 주택 재개발로 철거 위기
기감 등 학술 심포지엄 열고 보존 촉구

이상록(왼쪽 세 번째) 국사편찬위원회 편사연구관이 지난 19일 인천 남동구 기독교대한감리회 중부연회 대강당에서 열린 ‘한국현대사와 인천도시산업선교회’ 학술 심포지엄에서 인천도시산업선교회의 역사적 의미에 대해 말하고 있다. 옥바라지선교센터 제공

철거 위기를 맞은 인천도시산업선교회(인천산선) 설립 60주년을 맞아 인천산선이 한국민주화운동사와 한국기독교 인권운동사에서 지니는 가치를 짚는 자리가 마련됐다.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본부와 인천산선 존치를 위한 중부연회대책위원회, 인천범시민대책위원회 등은 지난 19일 인천 남동구 중부연회 대강당에서 ‘한국현대사와 인천도시산업선교회’라는 이름으로 학술 심포지엄을 열고 관련 자료집을 1일 배포했다. 1961년 설립된 인천산선은 60~80년대 우리나라 노동운동과 민주화운동의 산실 역할을 했다. 최근 인천시의 화수화평 주택재개발정비사업으로 철거될 위기에 처해 논란이 되고 있다.

손승호 한국기독교역사문화재단 사무국장은 인천산선에서 처음으로 ‘노동하는 목회자’가 배출됐다고 강조했다. 61년 인천에서 산업전도가 시작된 초기에는 교세의 확장을 바라는 전도사와 근면하고 얌전한 크리스천 노동자를 원하는 기독인 고용주가 협력하는 형태를 보였다고 한다. 그러나 미국에서 산업선교 관련 교육을 받고 온 조지 오글 목사는 목회자들을 현장에 보내 직접 노동하도록 했다.

손 국장은 “조문걸 전도사, 조승혁 목사 등이 짧게는 5개월 길게는 5년까지 방직, 목재 공장에서 일했다”며 “‘노동하는 목회자 프로그램’은 산업사회에 무지한 목회자들이 빠른 시간에 노동자들을 이해하는 데 효과적이었다. 이들은 현실을 모르는 설교 한마디가 얼마나 소용없는지 깨닫고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고민은 인천산업전도위원회가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노동조합을 조직하는 결실로 이어졌고 71년엔 노동자교회를 탄생시켰다.

인천산선은 여성인권 신장에도 큰 역할을 했다. 이상록 국사편찬위원회 편사연구관은 “당시 노동운동에서 배제됐던 여성 노동자들은 인천산선에서 교육을 받았고 그 결과 72년 5월 동일방직에서 노동조합 역사상 최초로 여성 지부장이 배출됐다”고 말했다. 이후 불만을 가진 남성 조합원들이 폭력을 행사하는 등 갈등이 빚어지는 과정에서 여성 노동자 일부가 해고됐지만 인천산선은 복직투쟁도 함께했다. 80년대에 들어서자 인천산선은 민주사회단체들과 연대해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다.

이 연구관은 “인천산선은 산업사회에서 가장 소외당하고 고난받는 존재인 노동자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찾는다는 신학적 이해 아래 이 ‘무지한 스승’들을 예수처럼 섬기는 실천을 추구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런 활동은 신자유주의와 능력주의가 지배하는 요즘 시대에 더욱 빛을 발한다”며 “‘기억의 장소’로 보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신청하기

국내외 교계소식, 영성과 재미가 녹아 있는 영상에 칼럼까지 미션라이프에서 엄선한 콘텐츠를 전해드립니다.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