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영병 쫓으며 드러나는 부조리 “나도 먹먹했다”

‘D.P.’ 체포조 역 구교환 인터뷰

배우 구교환은 올해 화제작인 넷플릭스 드라마 ‘D.P.’와 ‘킹덤: 아신전’, 영화 ‘모가디슈’ 등에서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는 ‘D.P.’에서 헌병대 군무이탈체포조 조장인 한호열 상병을 맡아 한량 같으면서 속정 깊은 캐릭터를 연기했다.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드라마 ‘D.P.’에서 배우 구교환이 맡은 헌병대 군무 이탈 체포조(DP, Deserter Pursuit)의 베테랑 상병 한호열은 원작에 없는 인물이다. 원작에서 베테랑 상병이었던 안준호(정해인)가 드라마에선 이병으로 설정되면서 그를 이끌어주는 역할이 필요했다. 한호열은 군의 부조리를 다루면서 극이 무거워질 때 유머를 선사하는 ‘감초’이자 후임뿐만 아니라 탈영병의 마음도 들여다보는 속정 깊은 인물이다.

구교환은 2일 화상 인터뷰에서 “원작에 없던 캐릭터라는 게 오히려 제가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매니저가 DP조로 복무한 경험이 있어 같이 이야기를 많이 나눴는데, DP조도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공개한 ‘D.P.’는 DP조의 시선으로 탈영병의 사연을 쫓으며 군의 부조리를 끄집어낸다. 군대를 다녀온 남자들이 이 드라마를 보고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다고 호소할 만큼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구교환은 인터뷰 내내 군 부조리에 대한 직접적인 경험에는 말을 아꼈지만 “저도 시청자들과 같은 마음으로 봤다. 그래서 먹먹하고 호열이를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었다”고 담담히 말했다.

그는 자신의 군 생활을 떠올리며 “유머를 뽐내고 싶어서 항상 자연스러운 유머를 추구했다”고 말했다. 이런 태도는 한호열에게도 고스란히 담겨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도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구교환은 “친구인 한준희 감독이 오랫동안 지켜본 제 모습과 호열의 모습을 잘 퓨전 해준 것 같다. 평소에 감독과 주고받은 농담들을 호열에게 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6년 영화 ‘꿈의 제인’으로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배우상’과 ‘제54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남자 신인 연기상’을 수상하는 등 독립영화계에서 연출과 제작으로 활약했다. 한 감독과 인연은 이때부터였다. 한 감독이 처음 시나리오를 건넨 때를 회고하며 그는 “큰 선물을 받은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구교환은 올해 영화 ‘모가디슈’와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 아신전’에 이어 ‘D.P.’까지 각기 다른 장르의 화제작에 모두 이름을 올렸다. 그는 “자연스럽게 작품 세계 안에 있었던 사람처럼 됐으면 좋겠다. 그래서 장면이 시작되기 전에도 무언가를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말로 자신의 연기관을 설명했다. 극 중 한호열에 대해선 “저한테도 굉장히 따뜻했다. 그의 머리를 쓰다듬고 싶다”고 말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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