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판 흔드는 ‘고발 사주’ 의혹… 민주 “정치공작” 윤측 “날조”

야권 유력 후보 정면 겨냥한 사태
이낙연 “법사위 열어 대응 논의를”
이준석 “사실 관계 먼저 확인해야”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재직 시절 검찰이 야당에 여권 인사 고발을 사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뒤 최강욱(왼쪽 다섯 번째) 열린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처럼회’ 소속 의원들이 2일 국회에서 ‘검찰 공작정치’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재직시 검찰의 고발사주 의혹이 여야 경선판의 다른 이슈들을 집어삼켰다. 여권은 ‘검찰의 정치공작’이 드러난 것이라며 총공세를 펼쳤다. 논란의 고발장에 피고발인으로 적시된 최강욱 의원은 윤 전 총장에게 ‘깡패, 수괴’ 표현까지 써 가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윤 전 총장 측은 “날조도 이런 날조가 없다”며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야권 유력 대선후보를 정면으로 겨냥한 이번 사태는 향후 대선정국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인터넷매체 뉴스버스가 2일 검찰의 고발사주 의혹을 제기하며 그 일부를 공개한 고발장에는 윤 전 총장과 아내 김건희씨, 한동훈 검사장이 명예훼손의 피해자로 적시돼 있다. 당시 김씨에 대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관여, 한 검사장은 채널A 기자와의 ‘검언유착’ 의혹을 각각 받고 있었다. 고발장은 이 의혹들이 허위사실이라는 내용과 함께 의혹을 보도한 뉴스타파와 MBC 기자·PD를 피고발인으로 적시해 뒀다. 고발인란은 비워져 있었다. 고발인이 직접 작성한 고발장이 아니라 검찰이 고발을 사주하기 위해 작성한 것이라고 여권이 강하게 주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해 4월 손준성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 김웅 당시 미래통합당 후보에게 전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고발장 일부. 뉴스버스

여권은 이번 사안을 윤 전 총장 재직 시절 검찰의 조직적 공작으로 의심, 일제히 파상 공세를 펼쳤다.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는 오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이 국가 사정기관의 격을 시정잡배와 다를 바 없는 수준으로 끌어내렸다”며 “국회에서 법사위를 소집해 향후 대응을 논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른 여권 인사들의 입장 발표 역시 물밀듯이 이어졌다. 피고발인으로 지목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는 범여권 강성개혁의원모임 ‘처럼회’ 회원들과 기자회견을 열고 “일회성 공작정치의 수준을 넘어 대권을 찬탈하려는 검찰권 사유화와 검찰 쿠데타의 서막”이라며 “깡패라고 불러야 하나, 반란군 수괴라고 불러야 하나”고 원색적 표현을 써 가며 비판했다.

윤 전 총장의 강력한 대권 경장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도 입장을 내놨다. 이 지사는 “법무부는 당장 진상조사에 나서야 한다”며 “국정조사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든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진실을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을 향해서도 “직접 소명하라. 어물쩍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고 압박했다.

여권이 고발 사주를 지시한 것 아니냐고 의심하는 윤 전 총장 측은 이번 사태를 대선을 앞두고 벌어진 정치공작으로 규정하며 의혹제기에 강하게 반발했다. 윤석열 캠프 김병민 대변인은 논평에서 “윤 전 총장은 재직 중 어느 누구에 대해서도 고발 사주를 지시한 적이 없다”며 “정권이 당시 윤 전 총장을 겨냥한 여러 무리수를 두는 상황에서 야당에 여권 인사 고발 사주를 했다니 날조도 이런 날조가 없다”고 반박했다. 야권 1위 후보에 대한 흠집내기식 의혹제기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의혹을 보도한 뉴스버스에 대해서는 법적조치를 예고했다.

국민의힘이 윤 전 총장 방어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설지는 미지수다. 당장 경선 경쟁자인 홍준표 의원은 “검찰총장 양해 없이 가능했겠나. 윤 후보가 직접 밝혀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준석 대표는 “당에 흔히 들어오는 제보를 이첩하는 것이므로 크게 문제될 것이 없어 보인다”며 “먼저 사실관계가 확인돼야 입장을 정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주환 강보현 정현수 기자 joh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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