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건강] ‘유해 논란’ 인공 감미료, 기준량 맞추면 건강에 이상무

인공 감미료의 진실과 거짓

천연 성분 활용·인공 합성 등 다양
단맛은 설탕의 최대 600배지만 식품위생법상 칼로리는 ‘0’ 수준
신진대사 교란 주장도 연구 필요
보조 식품으로 적절한 활용 필요… 지나치게 의존하지는 말아야


설탕의 건강 위해성이 알려지면서 설탕의 대체재로 아스파탐, 스테비아 등 인공 감미료를 활용한 식품과 음료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설탕 대신 당도가 훨씬 높은 스테비아를 함유한 토마토나 딸기, 수박이 인기다. 청소년 등 사이에선 제로 사이다, 제로 콜라 같은 이른바 ‘무설탕·0칼로리(㎉) 탄산음료’가 선호되고 있다. 모두 건강과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오래전부터 일부 인공 감미료의 유해성 논란이 있어온 터라 여전히 불안해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칼로리가 정말 제로인지, 먹어도 살이 안 찌는지, 혈당을 높이거나 신체에 다른 해를 주진 않는지 궁금증이 크다.

진짜 칼로리 제로?

인공 감미료에는 스테비아(스테비올배당체, 효소처리 스테비아 등)나 글리실리진, 토마틴 등 자연계에 존재하는 천연 성분을 활용한 것도 있고 사카린, 아스파탐, 수크랄로스, 아세설팜칼륨, 네오탐 등 화학적으로 합성한 성분도 있다.

6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단맛의 정도는 수크랄로스가 설탕 대비 600배, 스테비올 배당체 200~400배, 사카린 300배, 아세설팜칼륨 200배, 아스파탐 200배나 된다. 그렇다면 칼로리는 진짜 제로일까. 스테비아, 아세설팜칼륨, 수크랄로스, 사카린의 열량은 ‘0'인 게 맞다. 하지만 아스파탐과 토마틴은 4㎉/g로 설탕과 같다.


식품위생법상 100㎖ 당 4㎉를 넘지 않거나 1회 제공량 당 열량이 5㎉ 미만이면 모두 ‘제로 칼로리’로 표시할 수 있다. 즉 아스파탐이나 토마틴 함유 식음료의 경우 제로 칼로리로 표시·홍보되더라도 진정 ‘0칼로리’는 아닌 셈이다.

다이어트 콜라 등 제로 칼로리 제품을 적당히 섭취하면 혈당을 높이지 않는다. 진짜 당분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체대사 교란’이 생길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미국 일리노이대 연구에 따르면 인공 감미료의 섭취도 인슐린 분비를 촉진한다. 실제 혈당 수치를 높이지는 않지만 뇌가 당분이 들어왔다고 착각해 당분을 먹었을 때처럼 인슐린을 분비한다. 이런 일이 장기적으로 반복되면 오히려 신체 대사의 교란이 올 수 있다는 것인데, 학계에 논란이 있는 만큼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인공 감미료가 식욕을 돋운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은 다이어트 콜라를 마시면 실제 칼로리가 없다는 사실을 뇌가 인지하고 부족한 칼로리를 보충하기 위해 몸에 ‘배고프다’는 신호를 더 자주 보낸다는 것이다. 다만 인공 감미료는 0칼로리에 가까워 살이 찌진 않는다는 주장인데, 이 역시 학계에 논란이 있어 추가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

인공 감미료 자체의 유해성 여부도 관심거리다. 사카린의 경우 1970년대 캐나다에서 쥐실험 결과 방광에 종양을 유발하는 걸로 나와 사용이 금지된 바 있다. 하지만 1995년 유럽식품안전청(EFSA)의 재평가 결과 실험 오류이며 사카린은 인체에 암을 일으키지 않는다고 공식 발표했다. 수크랄로스도 일부 동물실험에서 발암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2017년 EFSA 검증결과 발암의 어떤 근거도 나오지 않은 걸로 밝혀졌다.

아세설팜칼륨은 황을 포함하고 있어 알레르기 유발 우려가 제기됐으나 2009년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아황산염과 구조가 달라 안전하다고 보고됐다. 아스파탐은 장내 미생물에 영향을 미쳐 대사증후군을 유발한다는 논란이 있었지만 사람 대상 다수 연구에서 아스파탐의 섭취 여부에 따른 장내 미생물 균총 변화에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스파탐은 소장에서 아미노산과 소량의 메탄올로 소화되기 때문에 아스파탐이 장내 미생물이 있는 대장에 도달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다. 또 분해된 메탄올은 과일·채소 등 식품을 통해 일상 섭취하는 양보다 훨씬 적은 수준이고 몸에서 빠르게 대사돼 소변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몸에 쌓여서 해를 주지 않는다. 다만 ‘페닐케톤뇨증’이라는 선천성 대사질환자들은 주의해야 한다. 아스파탐은 섭취 시 아미노산인 페닐알라닌과 아스파트산으로 분해되는데, 페닐케톤뇨증은 바로 페닐알라닌 분해 효소가 결핍돼 혈중 페닐알라닌 농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 산하 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ECFA)는 2019년 스테비올 배당체의 4가지 제조방식에 대해서도 안전성 이슈가 없음을 확인했다. 다만 스테비오는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속이 메스껍고 더부룩한 증상을 느낄 수 있다. 또 과량 섭취 시 콩팥과 심혈관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일부 연구도 있다.

허용 기준에 맞게 먹어야

전문가들은 일부 유해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해진 허가 기준에 맞게 먹으면 크게 문제되진 않는다고 말한다. 식약처가 정한 ‘몸무게 당 일일 섭취 허용량(ADI)’은 사카린의 경우 하루 5㎎/㎏, 수크랄로스는 15㎎/㎏, 아세설팜칼륨은 15㎎/㎏, 아스파탐은 40㎎/㎏, 스테비올배당체는 4㎎/㎏이다. ADI 도달에 필요한 섭취량을 식품군별로 보면 과자(50g)는 60봉지, 제로 사이다(250㎖)는 33캔, 캔커피(240㎖)는 107캔, 다이어트 콜라(250㎖)는 56캔, 어묵(100g)은 24봉지에 해당된다. 즉 이 정도로 많이 먹어도 유해한 영향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얘기다.

김은미 강북삼성병원 수석 영양사는 “인공 감미료를 보조적으로 적절히 사용하는 것(가끔 달게 먹고 싶을 때 등)은 문제 없으나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시중에서 접하는 인공 감미료 제품 상당수는 단독 성분이 아니라 덱스트린 등 여러 성분이 혼합돼 있어 단독 성분 자체 열량 및 감미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박현아 인제의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도 “단맛의 섭취 총량을 줄이지 않고 좀 덜 위험해 보이는 단맛으로 옮겨간다면 전자담배로 옮겨 탄 흡연자가 전자담배와 일반담배를 같이 하게 되는 것처럼 단맛을 찾는 습관이 남아 있어서 인공 감미료가 든 단 음식과 함께 건강하지 않은 식품을 같이 섭취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면서 “제로 콜라를 먹으면서는 현미밥 보다 치킨 생각이 더 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식약처 조태용 연구관은 “요즘 인터넷에서 인공 감미료 관련 편향되고 검증되지 않은 내용들이 이슈화되는 측면이 있다”면서 “우리 국민 전체 섭취 수준은 ADI 대비 0.1~1.4%로 매우 낮게 관리되고 있고 사용 기준 내에서 섭취하면 문제될 게 없다”고 강조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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