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안 난다” 회피 인가… 전달자 지목 김웅 미스터리

“기억 안난다” 해명이 의혹 더 키워
“보지 않고 당 전달” 설득력 떨어져
특정인 고발,공익제보 보기 힘들어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해 1월 충북 진천 법무연수원 방문을 마치고 걸어 나오는 모습. 당시 김웅(왼쪽 세 번째) 법무연수원 교수가 윤 총장을 배웅하고 있다. 윤 총장은 이후 국민의힘 대권 주자, 김 교수는 국민의힘 의원이 됐다. 한국일보 제공

대선 정국을 강타한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 중심에는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서 있다. 지난해 4월 손준성 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에게 고발장을 전송받아 당에 전달한 것으로 지목된 김 의원은 사건 실체 규명의 열쇠로 꼽히지만 “기억나지 않는다”는 모호한 입장을 보이는 중이다. 그의 석연치 않은 해명이 의혹을 더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손 검사를 상대로 한 대검 감찰부의 진상조사와는 별개로 실제 야당에 고발 청탁이 들어갔는지, 김 의원이 메신저 역할을 했다는 고발장의 성격이 무엇인지 등은 김 의원을 통해 확인돼야 할 부분이다. 손 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날조 정치공작”이라고 역공에 나선 상황이다.

김 의원은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총선을 앞두고 정신없던 시점이라 손 검사에게 정말 자료를 받았는지 아닌지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만약 받았다면 무조건 당에 전달했을 것”이라고 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제보를 받으면 그때그때 해당 메신저 창을 지우기 때문에 진위를 가릴 기록은 남아 있지 않으며, 통상 자신이 제보를 전달하는 당 법률지원단 관계자도 “1년도 더 된 일이라 기억하지 못한다”고 답했다는 게 김 의원 설명이다.

김 의원은 문제의 파일은 열어보지도 않고 당에 전달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손 검사가 전후 사정 설명도 없이 불쑥 고발장을 전송했다는 것이나, 김 의원 역시 내부 내용 파악이나 사안의 경중을 따지지 않고 당에 던져줬다는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다. 특히 특정인에 대한 수사와 처벌을 요구하는 고발장을 김 의원 주장대로 공익 제보라 보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고발 사주 행위에 개입한 것 아니냐는 책임론에서 비켜서 있기 위해 김 의원이 의도적으로 답변을 회피하거나, 준비된 대답만 하는 것일 수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5일 KBS 방송에 나와 “기본적으로 당에 (고발장이) 공식 접수된 바 없고 회의에서 거론된 적도 없다는 것까지는 제가 확인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총선에서 당 법률자문위원회를 책임졌던 정점식 의원도 “그런 보고를 받은 기억이 없다”고 했다. 김 의원이 고발장을 받아 당 관계자에게 전달했다면, 이후 윗선에 보고조차 되지 않고 공중에 떠버렸다는 얘기가 된다.

뉴스버스 측이 손 검사가 파일을 보낸 증거라고 제시한 판결문 사진의 출처도 사안 성격 규명의 주요 지점이 될 수 있다. 보도된 판결문 파일 위에는 ‘손준성 보냄’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텔레그램 메신저의 경우 받은 파일을 제삼자에게 전달했을 때 최초 발신자 이름이 뜨는 것이 특징이다. 김 의원에게 파일을 전송받은 이의 휴대전화 화면이 촬영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개인 간 메신저에 접근해 촬영할 수 있는 이는 소수에 불과하다.

뉴스버스 측은 취재원과 관련해 “국민의힘 사람”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윤 전 총장 측은 캡처 사진 자체가 조작됐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지호일 강보현 기자 blue5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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