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은 인간 위한 자원 아닌 하나님의 영광 위한 것”

기장 농목 온택트 목회자대회
김정욱 서울대 명예교수 강조

한국교회 농어촌 목회자들 모임에서 창조질서 회복을 위한 교회의 역할에 대한 고민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이들은 무엇보다 자연에 대한 한국교회의 인간중심적 가치관이 바뀌어야 한다는 말에 공감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농어민선교목회자연합회(기장 농목)는 6일 ‘생기 넘치는 거룩한 땅에 서다’라는 주제로 온택트 목회자대회를 개최했다. 그동안 죽어가는 농어촌을 어떻게 살릴 수 있을지 고민하고, 해결 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해 왔던 기장 농목은 이번엔 기후환경에 초점을 맞췄다.

김정욱 서울대 명예교수가 6일 온라인으로 열린 기장 농목 목회자대회에서 지구 생태계 위기와 창조질서 회복을 위한 교회의 역할이란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줌 화면 캡처

이날 대회 세미나 발표자로 참석한 김정욱 서울대 명예교수는 “하나님이 이 땅을 창조했다고 가장 열심히 믿는 기독교인들이 오히려 이 땅을 하나님이 창조하신 대로 지키는 데는 가장 소홀히 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하나님을 경외한다면 하나님이 직접 만드신 피조물도 당연히 잘 보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국무총리실 녹색성장위원회 민간 위원장을 역임했던 김 교수는 현재 많은 기독교인이 환경보전에 별로 관심을 갖지 않는 이유를 영국의 유명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의 인간중심주의적 자연관의 영향으로 봤다. 자연을 인간의 편리를 위해 사용해야 할 도구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베이컨은 자연이란 하나님이 인간을 위해 자원으로 주신 것이고 인간이 자유로이 변형하고 조작할 수 있도록 지배권을 주신 것이라고 했다”며 “그러나 이는 성경에 없는 말로 성경적이라기보다 오히려 자연에 굴복하고 순종해선 안 된다는 그리스 스토아철학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유대인들의 전통적인 자연관은 베이컨의 주장과는 전혀 다르다. 그는 “유대인들은 세상(자연)이 오로지 사람을 위해서 창조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크신 영광을 위한 것이라고 봤다”며 “성경은 하나님이 사람뿐 아니라 모든 피조물을 보시기에 좋았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허망하게 파괴돼 가는 땅을 구하는 사명을 교회가 감당하기 위해선 교회가 가치관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경제적인 효율성을 따지는 가치관을 경계했다. 그는 “이 가치관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이자 개념을 도입해 모든 금전적인 가치를 현재 시점에서의 가치로 환산하는 데 있다”며 “현재를 중요시하고 미래를 무시한다”고 지적했다.

참석자들이 김 교수의 강의를 듣고 있는 모습. 줌 화면 캡처

줌을 통해 김 교수의 강의를 들은 목회자들은 녹색교회로 나아가기 위해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일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질문했다. 김 교수는 “어떤 교회는 가정에서 전기 요금 줄이기 이런 걸 하더라. 사실 우리나라는 에너지 전환이라고 하면 재생 에너지를 만드는 것만 생각하는데, 실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건 에너지의 절약”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특히 농어촌교회는 생산한 특산품을 도시교회와 연결해 주는 등 교회가 중심이 돼 꽤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며 “도시와 농어촌이 맺어져 생산과 소비를 이어주고 자원순환이 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하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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