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양질 일자리 창출” 홍준표 “강성노조 개혁”… 검증 빠진 공약 한계

국민의힘 첫 발표회… 토론 없어 밋밋
유승민 ‘사회적 대타협’ 주장 주목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 12명이 7일 서울 강서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열린 정책공약 발표회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원희룡 장기표 최재형 황교안 안상수 박찬주 장성민 박진 홍준표 윤석열 하태경 유승민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대선 후보들이 ‘경선 버스’ 출발 후 7일 처음 열린 공약발표회에서 저마다 노동개혁과 경제 살리기를 내세우며 탐색전을 펼쳤다. 지난달 비전발표회와 달리 후보 간 질의응답이 도입되긴 했지만 후보별 발표 시간이 대부분이어서 정책 검증에는 여전히 한계를 드러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서울 강서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행사에서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노동의 양극화 해소’를 핵심공약으로 내세웠다. 윤 전 총장은 “현 정부 4년간 불완전한 일자리 취업자가 148만명 늘어난 것은 보여주기식 일자리 만들기와 소득주도성장의 결과”라며 “민간주도 일자리와 사회서비스 일자리 창출의 쌍끌이 전략으로 좋은 일자리를 충분하게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사관계는 노동의 가치를 중시하고 지속가능한 고용을 보장하되 노동의 양극화를 해소하고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추겠다”고 덧붙였다. 행사는 후보 1명당 7분씩 핵심공약을 발표할 때마다 미리 지정된 다른 후보 1명이 2분간 질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홍준표 의원은 대통령 긴급재정경제명령권을 발동해서라도 강성·귀족노조를 개혁하겠다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2013년 진주의료원 폐업 사건을 언급하며 “경남지사 시절 공공의료노조와 1년반을 싸웠다.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지만 그 사건 때문에 전국 도립병원이 거의 정상화됐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또 대통령 4년 중임제를 도입하고, 2024년 총선에서 국회를 양원제(상원 50명, 하원 150명)로 바꾸는 내용의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대기업 노조의 약탈적 횡포를 막는 노동관계법 개정을 내세웠다. 최 전 원장은 “저의 꿈은 비정규직 없는 세상이 아니라 비정규직이 억울하지 않은 세상”이라며 “귀족노조, 특권노조의 그늘에서 신음하는 90%의 노동자에게 살만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전 원장은 또 “최저임금을 산업·업종·지방·연령별로 자율화하고, 민주노총의 불법 폭력에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다른 후보와 달리 사회적 대타협에 힘을 실었다. 유 전 의원은 ‘강성노조 때문에 자본이 해외로 유출된다’는 지적에 “귀족노조가 불법을 하면 법으로 응징하겠다”면서도 “북한과도 대화를 하는데 민주노총이나 한국노총과 대화를 포기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적 대타협을 이루지 못하면 한 발짝도 나갈 수 없다”며 “정치가 기업이나 노동 편이 아니라 공정한 위치에 서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태경 의원은 “민주노총이 협박해도, 문자폭탄이 날아와도 문재인 대통령처럼 비겁하게 피하지 않겠다”며 “상시해고가 가능하도록 근로기준법을 개정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회에서 군소 후보들은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인지도 높이기에 나섰다. 첫 번째 주자로 나선 안상수 전 인천시장은 베토벤 교향곡 ‘운명’과 함께 등장해 지휘봉을 들고 공약을 발표했다. 자영업자 지원을 위한 200조원 기금을 공약으로 내건 그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제가 지휘하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긴장감 넘치는 토론이 아니라 정책 발표 위주로 진행되다보니 현장 분위기는 다소 맥빠진 상태가 이어졌다. 유 전 의원은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2시간 넘게 하면서 토론이 없었다”면서 “선거관리위원회가 왜 이렇게 유치한 결정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백상진 강보현 기자 shark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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