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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소금]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윤중식 종교기획부장


요즘 한국교회의 정체성을 위협하는 반기독교적 악법들이 추진되고 있지만, 교계는 연합기관의 사분오열로 허수아비 신세가 됐다. 이런 가운데 연합기관 통합 문제가 큰 논쟁거리로 부상했다. 연합기관은 섬김의 지도력을 회복하고 한국교회 공익과 권익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하나 돼야 한다.

이를테면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기 위해, 특히 교단 간 일치와 화합을 위해 대표성을 가지고 공적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 3·1운동 때도 그랬다. 감리교 신석구 목사는 처음엔 기독교 정체성을 포기하면서까지 다른 종교와 함께 독립운동을 해야 하는지 갈등을 많이 했다. 하지만 그는 금식하며 기도하던 중 기독교 진리의 정체성을 가지면서 나라를 찾고 인류 공영에 이바지해야 한다는 확신이 생겨 33인 가운데 나중에야 동참했지만, 그때부터 일제와 타협하지 않으면서 끝까지 신사참배 반대 운동을 했다. “아, 우리는 너무나 교회 안에만 있었다. 독립운동을 하는 것은 정치적 일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이야말로 민족목회, 국가목회를 하는 것이다.” 신 목사 영향으로 당시 한국교회 목회자들은 생각을 바꾸기 시작했다. 그래서 당시 기독교인은 전체 인구의 1% 안팎이었지만 가장 적극적으로 대중을 이끌며 독립운동을 하게 되면서 민족 종교로 자리매김하며 부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지금 한국교회 현주소는 수취인 불명 상태다. 개교회와 개교단의 힘으로는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반기독교 악법을 막아낼 수 없다. 특히 코로나19 때문에 예배가 무너지고 목회 생태계가 초토화된 상황이라 통합이 더욱 절실하다. 그러면 왜 연합기관이 서로 분열됐는가. 일부 지도자들의 욕심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비상식적, 비신앙적 양태 때문이다. 지금처럼 연합기관 통합이 절실한 때가 없다. 동성애, 이슬람, 반기독교 악법을 막기 위해서는 거대한 연합전선을 구축하고 기독교라는 빅텐트를 쳐야 한다.

바야흐로 교단 총회 시즌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과 통합 등 주요 교단이 총회 개최를 앞두고 있다. 이번 교단 총회 때 자기 교단 입장이나 입지만 내세우면 안 된다. 최근 연합기관 통합의 절실함을 호소하는 대표적인 두 사람이 있다. 한 사람은 소강석 목사이고, 한 사람은 김태영 목사다. 소 목사는 현재 예장합동 총회장이고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대표회장이다. 김 목사는 직전 예장통합 총회장이었고 한교총 회장을 지냈다. 그는 누구보다 앞장서서 동성애, 이슬람, 차별금지법 등에 대처하며 절체절명 위기의 순간마다 한국교회를 지키기 위해 온몸을 던져 헌신했다. 그가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사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새 연합기관 통합 문제는 한교총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과거에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교회연합(한교연)의 문제였다면 지금은 한교총의 의지와 결단이 매우 중요하다. 이 일을 잘 아는 소 목사는 삼고초려해 모신 김 목사에게 모든 실제적인 준비와 추진을 맡겼다. 연합기관 통합이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 이 두 목회자가 통 큰 마음을 가지고 대통합을 추진해 나갔으면 좋겠다. 한기총과 한교연도 한교총이 건네는 손을 무조건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연합기관 난립으로 인해 한국교회가 겪게 되는 피해와 상처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만약에 이번에도 연합기관이 하나 되지 못한다면 한국교회는 더 회복하지 못하고 처참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소 목사 말대로 이번 총회 전후로 대통합의 역사를 이루고 코로나 아웃을 선언하며 자율 방역으로 가야 한다. 그리고 대정부, 대사회를 향한 리더십을 행사하며 반기독교 악법을 막고 한국교회를 세워야 한다. 교계 안팎에선 지금 김 목사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이제 이유를 불문하고 연합기관이 통합해 ‘은혜로운 동행’을 시작할 때다. 절차적 정당성을 무시하라는 말은 아니다. 실을 바늘 귀에 꿰어 찢어진 것을 꿰매야 할 상황이다. 실을 바늘 허리에 매어 놓고 나 몰라라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윤중식 종교기획부장 yun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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