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밖, 세상 속에서’ 하나님 나라 구하는 동네 책방

남양주 ‘오롯이서재’ 이춘수 전도사

이춘수 전도사가 8일 경기도 남양주 오롯이서재에서 ‘교회 밖 목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남양주=신석현 인턴기자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신도시에 지난 1월 ‘오롯이서재’가 문을 열었다. 건물 1층에 자리한 서재는 ‘오롯이’라는 이름의 사전적 의미처럼 ‘모자람 없이 온전한’ 공간처럼 느껴졌다. 사방은 큰 창문으로 마감돼 밖에서도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였다. 4m에 달하는 높은 층고로 답답함 없는 실내 공간엔 책이 전시돼 있다.

전형적인 동네 책방의 모습이었다. 인문학 서적과 소설, 수필, 그림책 등을 파는 책방이자 카페이면서 복합 문화공간을 지향한다. 4~5명이 모일 수 있는 별도의 공간에서는 수시로 독서토론이나 강의가 진행된다. 서재에서도 코로나19 거리두기에 따라 유동적이지만 북 콘서트나 악기 연주회가 열렸다.

무엇보다 이곳은 ‘교회 밖 목회 현장’이기도 했다.

“어서 오세요.” 8일 서재에서 마주친 이춘수(43) 대표가 인사를 건넸다. 자신을 ‘서재 지기’로 소개한 이 대표는 장로회신학대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뒤 임마누엘하우스교회(임상필 목사) 전도사로 사역하고 있다. 내년에 목사안수를 받는 예비 목사이기도 하다.

주중에는 서재 대표로, 주일에는 전도사로 활동하는 ‘이중직 목회자’다. 이 전도사는 “이중직이라는 말보다 ‘일하는 목회자’라는 표현을 선호한다”며 “이곳 서재에서 아내와 함께 주민들과 만나 호흡하며 다양한 종류의 공동체를 만들며 하나님 나라를 구하는 일하는 목회자”라고 말했다.

오롯이서재를 통해 이 전도사는 제도권 교회에서는 경험하지 못할 만남을 갖는 게 큰 보람이라고 했다. 교회 밖 세상에서 다양한 사람과 만나고 그들을 통해 견문도 넓히며 소통하는 게 주된 사역 중 하나다.

자유를 찾아 우리나라에 온 난민은 물론이고 이들을 돕는 분들도 단골이다. 한국사 자격증을 가진 독서광 초등학생이나 책을 읽고 토론을 하고 싶은 주민들도 그렇다. 기독교인이지만 교회에 나가지 않는 ‘가나안 교인’도 서재의 문턱을 넘는다.

교회에만 있었다면 결코 경험하지 못했을 만남이다. 이 전도사는 설교와 심방, 전도 등 제도권 교회의 목회 말고도 다양한 형태의 목회가 있다고 말했다.

그의 목회 형태를 굳이 설명하자면 ‘세상 속 목회’다. 교회가 아닌 곳에서 일하는 가운데 평범한 사람들을 만나 ‘하나님 나라’를 보여주는 사역이기 때문이다.

이런 일을 교회 안에서는 할 수 없었을까. 이 전도사는 “교회가 고립된 느낌을 줄 때가 있다. 믿지 않는 이들에게는 가까이하기 힘든, 믿는 사람들만의 공간으로 보이는 걸 말한다”며 “그런 면에서 오롯이서재는 문턱이 없고 일단 들어오면 수시로 찾을 수 있는 편한 사랑방이 된다”고 전했다.

이 전도사는 서재에서 직접 복음을 전하지 않는다. 손님이 물어보기 전까지 전도사라고 알리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오롯이서재가 복음이 차단된 공간은 아니다. 이 전도사는 “교회 밖에서도 일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을 믿고 주민을 만나 대화한다”며 “언젠가는 한순간도 쉬지 않고 역사하셨던 하나님의 섭리를 모두가 느낄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남양주=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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