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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선→본선 4강, US오픈 역대급 신데렐라 탄생

18세 10개월 라두카누, 무실세트 기염
결승 진출 땐 남녀 메이저대회 최초
페르난데스와 ‘10대 대결’ 성사 관심

에마 라두카누가 9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메이저 테니스 대회 US오픈 여자 단식 8강에서 도쿄올림픽 단식 금메달리스트인 벨린다 벤치치를 세트스코어 2대 0으로 꺾고 스스로 놀란 듯 두 손을 들며 웃음을 짓고 있다. USA투데이연합뉴스

2002년생 에마 라두카누(150위·영국)가 예선을 거쳐 본선 무대를 밟은 선수 중 최초로 US오픈 테니스 대회(총상금 5750만 달러·약 674억원) 여자 단식 준결승에 올랐다. 전날 동갑내기 레일라 페르난데스(73위·캐나다)까지 준결승 한 자리를 꿰차면서 이번 대회에선 ‘10대 돌풍’이 계속되고 있다.

라두카누는 9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식 8강전에서 2020 도쿄올림픽 단식 금메달리스트 벨린다 벤치치(12위·스위스)를 2대 0(6-3 6-4)으로 완파했다. 예선을 거쳐 본선까지 치른 8경기 동안 한 세트도 허용하지 않는 ‘돌풍’이 이날 벤치치란 강자를 만나서도 이어진 것.

예선 참가 선수가 US오픈 여자 단식 준결승에 진출한 건 프로 선수들에 메이저대회 문호가 열린 1968년 이후 최초다. 메이저대회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78년 호주오픈의 크리스틴 매티슨(호주), 99년 윔블던의 알렉산드라 스티븐슨(미국), 지난해 프랑스오픈의 나디아 포도로스카(아르헨티나)에 이어 라두카누가 네 번째다. 결승까지 밟을 경우 라두카누는 남녀 통틀어 최초로 예선 통과 선수로서 메이저대회 단식 결승에 진출하는 선수가 된다.

라두카누는 이번 시즌 전엔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선수다. 세계 랭킹 300위 대에서 참가한 지난 7월 윔블던에서 단식 16강 무대를 밟더니 단 두 달 뒤 토너먼트 더 높은 곳까지 밟게 되며 세계 테니스계의 집중 조명을 받게 됐다.

라두카누는 “여기까지 올 거라 정말 생각하지 못했다. 예선이 끝날 때 맞춰 비행기 티켓을 예약해뒀는데, (취소해야 하는 상황이라) 정말 좋다”고 짜릿한 소감을 밝혔다.

위기에서 침착함이 라두카누의 강점이다. 이날 경기에서도 라두카누는 마지막 두 번의 서브게임 0-30 스코어를 기어코 뒤집어 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이 코트에서 긍정적인 태도를 갖도록 독려해주셨다. 그 덕에 현재까지 코트에서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에선 10대 선수의 선전이 돋보인다. 전날 만 19세 페르난데스에 이어 만 18세 10개월의 라두카누까지 10대 선수들이 2009년 이후 12년 만에 준결승 두 자리를 꿰찼다. 두 선수는 12세 이하 대회에서부터 알고 지낸 사이인데, 결승에서 맞붙을지 모르는 두 선수에 대한 비교가 벌써부터 나온다. 라두카누는 “다른 사람과 여러분 자신이 낸 결과를 비교하는 건 행복을 도둑맞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은 자신의 일을 한다”며 “지금 난 여기 있고 자신을 믿는다면 어떤 것도 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라두카누는 준결승에서 마리아 사카리(18위·그리스)를, 페르난데스는 아리나 사발렌카(2위·벨라루스)를 이겨야 결승에서 맞대결할 수 있다. 네 선수 모두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들어 올린 적이 없어 누가 우승하더라도 여자 테니스계의 ‘신데렐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밖에 없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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