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발사… 유엔 제재 피한 저강도 도발

미국 자극 않으면서 무력 과시
김정은 참관 안해 수위 조절 관측
수위 낮았지만 지속 도발 우려도

북한의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이 이동식발사대(TEL)에서 발사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순항미사일이 11일과 12일 발사돼 타원 및 8자형 비행궤도를 따라 7580초 비행해 1500㎞ 계선 표적을 명중시켰다”고 13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상응조치로 13일 공개한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발사는 미국을 크게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자신들의 무력을 과시하는 ‘저강도 도발’ 카드를 꺼낸 것으로 풀이된다. 반발 수위는 낮았지만 무기개발 5개년 계획에 따른 것임이 확인되면서 지속적인 미사일 도발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 3월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반발을 야기했던 북한이 이번엔 순항미사일을 통해 유엔 결의안 위반 논란을 피했다. 유엔 안보리는 핵무기 등을 운반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에 대해선 어떤 시험발사도 금지하고 있지만 순항미사일은 속도가 느리고 사거리가 길지 않아 군사적 위협이 비교적 덜해 제재 범위에 넣지 않고 있다.

궤도를 따라 비행하는 순항미사일. 연합뉴스

순항미사일이 유엔 결의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대북 제재 완화 분위기를 띄우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에도 찬물을 끼얹지 않았다는 평가도 있다. 특히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방한을 앞두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외교소식통은 “북한이 유엔 결의안을 위반하면 중국으로선 쌍중단(북한의 핵·미사일 실험과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주장하기 부담스러울 수 있다”며 “왕 부장이 일단은 대북 문제를 언급할 공간을 충분히 확보하게 됐다”고 진단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하지 않은 것도 북한 나름의 수위 조절로 해석된다. 그동안 북한은 미사일 시험발사나 포사격 훈련, 김 위원장의 군부대 방문 등으로 한·미 연합훈련에 맞대응했다. 이번 시험발사는 최근 승진한 박정천 당 비서가 주관했다. 북한은 이번 순항미사일을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 개발 5개년계획에서 커다란 의의를 가지는 전략무기”라고 설명했다. 우리 군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에 성공하는 등 장기계획에 따라 대비태세를 강화하는 것처럼 북한도 향후 5년간 국방력 강화를 명분으로 무기실험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현재로선 당 창건일(10월 10일) 전후의 무력시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다만 북·미 협상의 판을 뒤엎거나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군사행동은 자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순항미사일 발사 사실이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하루 앞두고 보도됐다는 점에서 대북 적대 정책 폐기를 압박하는 등 협의에 영향을 끼치려는 목적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 인도태평양사령부가 미사일 발사를 두고 “북한이 주변국 및 국제사회에 제기한 위협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긴 했지만, 제재를 위반하지 않았고 대북 대화 재개가 필요한 만큼 외교를 앞세운 미 대북정책의 큰 틀이 바뀌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이날 한·호주 외교·국방장관회의 이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영변 원자로 재가동과 미사일 발사를 거론하며 “북한과 대화 또 관여, 외교가시급하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

北 순항미사일 도발 軍은 탐지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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