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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쓰담달리기, 줍깅

한승주 논설위원


달리기 전 일회용 비닐백 대신 에코백을 챙겨 백팩에 넣는다. 운동화 끈을 질끈 묶고 가볍게 출발. 공원을 달리다가 쓰레기가 보이면 주워 에코백에 담고 또 달린다. 지치면 잠시 의자에 앉아 텀블러에 담아온 차 한 잔을 즐긴다. 모아둔 쓰레기를 공원에 비치된 분리 수거통에 버리면 끝. 환경부가 만든 짧은 유튜브 영상에서 한 청년이 ‘플로깅(Plogging)’을 하는 모습이다.

플로깅은 요즘 젊은이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북유럽 운동 문화다. 이삭을 줍는다는 의미의 스웨덴어 ‘플로카 웁(Plocka upp)’과 달리다는 뜻의 영어 ‘조깅(Jogging)’의 합성어다. 달리면서 쓰레기를 줍는 활동으로 한국어로는 줍다와 조깅을 합성한 ‘줍깅’ 또는 ‘쓰담(쓰레기담기)달리기’로 불린다. 2016년 스웨덴에서 시작된 플로깅은 전 세계에 놀이처럼 번지고 있다. 특히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최신 트렌드와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MZ세대 사이에서 SNS를 타고 빠르게 퍼지고 있다. 플로깅은 간편하다. 산 해변 강 공원 어디서든지 가벼운 쓰레기 가방, 장갑이나 집게만 있으면 된다. 걸으면서 등산도 가능하다. 혼자가 어색하다면 SNS로 같이 하는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

쓰레기를 줍기 위해 잠시 앉았다 일어나는 동작은 대표적인 근력운동인 스쿼트나 런지와 비슷하기 때문에 운동 효과도 있다. 대략 조깅의 1.2배다. 플로깅의 시간당 소비 칼로리는 576㎉, 조깅은 470㎉이다. 플로깅의 모습은 다양하다. 혼자 달릴 수도 있고, 3~4명이 같이 뛰기도 한다. 바닷가를 달리기도 하고 아예 물속으로 들어가기도 한다. 반려동물과도 함께한다. 줍깅의 매력은 뭘까. SNS에는 플로깅에 빠진 이들의 경험담이 무궁무진하다. 지나온 길이 깨끗해졌다는 뿌듯함과 쓰레기봉투를 가득 채웠다는 성취감이 느껴진다, 시작한 지 1년 만에 12kg이 빠졌다, 그냥 걸어 다닐 때는 못 봤던 쓰레기를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놀이 같은 느낌이다…. 플로깅이 지나가는 유행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게 되길 바란다.

한승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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