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공급 걸림돌인데도… 국토부 “분양가 상한제 폐지 없다”

정부 “분상제 재검토 없다” 못박아
주택가격 상승기 제도 변경 부담
‘기본건축비’ 13년 만에 최대폭 인상

연합뉴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9일 주택 공급기관 간담회에서 “분양가 상한제(분상제)와 관련해 필요한 경우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부동산 시장과 건설업계 일각에서는 정부가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그동안 공급 걸림돌로 지목됐던 분상제를 본격적으로 재검토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나왔다.

하지만 정부는 분상제 재검토는 없다고 못박으며 시장의 전망에 선을 그었다. 분상제 재검토의 필요성은 일부 인정하지만 최근 같은 주택 가격 상승기에 제도를 바꿨다가는 자칫 분양가가 치솟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분상제가 유지되는 상황에서도 9월 기본형건축비가 2008년 7월 이후 13년 만에 최대 폭으로 오르면서 분양가 상승 압력이 높아진 상태다.

국토부 관계자는 14일 “현재로서는 분상제 폐지를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9일 간담회에서 업계가 건의한 것도 분상제 폐지가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별로 다른 분양가 심사기준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분상제는 신축 아파트의 분양가를 시세보다 낮도록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인위적으로 가격 상한을 정하는 제도다. 지자체 산하 분양가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주변 시세 80% 이내 범위에서 결정하게 돼 있다. 그런데 지자체마다 기준이 달라 지역별로 분양가가 들쑥날쑥하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이를 개선하겠다는 얘기다.


그러나 분상제로 건설사의 수익이 줄다 보니 민간의 자발적인 공급 유인이 줄어 공급 감소를 초래한다는 지적도 많다. 국책연구원인 국토연구원·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도 지난달 낸 보고서에서 “분상제는 단기적으로 신규주택 구매자의 구매가를 낮춰 소비자 효율을 증대시키지만, 인위적인 가격 상한으로 주택 가격 매커니즘을 교란해 분양 이후 신규주택은 물론 기존 주택 가격까지 상승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가 심사기준만 개선하고 분상제 자체는 유지하는 것을 두고 “진짜 걸림돌은 놔두고 곁다리만 바꾼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임기 말에 뭐라도 하려는 시늉만 하는 것일 뿐 실질적 공급 증대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분상제 자체를 재검토하지 못하는 건 정치적 부담 탓도 있다. 분상제를 풀었다가 단기적으로 분양가가 치솟으면 당장 내년 3월 대선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당장 정부의 분상제 개선 얘기가 나오자 일부 무주택자들은 “결국 분양가를 올려주려는 것 아니냐”며 견제하고 있다.


국토부는 이날 기본형건축비를 15일부터 3.42% 올린 3.3㎡(1평)당 687만9000원으로 고시한다고 밝혔다. 기본형건축비는 매년 3월 1일과 9월 15일 고시하는데 3.42% 증가는 철근값 급등에 따라 비정기 고시로 4.4% 올랐던 2008년 7월 이후 최대 폭이다. 앞서 지난 7월에도 국토부는 철근값 급등으로 기본형건축비를 1.77% 올린 바 있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