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실속파니? 난 탕진파야… 슬기로운 국민지원금 생활

개별 국민지원금 소비 형태 변화
알뜰 실속파서 “한 번에” 탕진파도
편의점 고기·명절 선물 판매 급증

한 시민이 14일 서울의 세븐일레븐 편의점 매장 식품 판매대에서 제품을 고르고 있다.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 지급이 시작된 후 사용처로 포함된 편의점에서 정육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학생 안지민(22)씨는 이번 국민지원금에 사비를 보태 게임기를 샀다. 안씨는 “생활비에 보태 쓰시라고 부모님께 드리려 했는데 ‘네 몫으로 나온 것이니 원하는 데 쓰라’고 하셔서 게임기를 장만했다”며 “소상공인에게 도움 되길 바라며 일부러 소규모 업장을 찾아서 갔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두 자녀를 키우는 김은주(42)씨는 국민지원금 사용 계획서를 작성했다. 지난해 지원금을 받았을 때 어디에 썼는지도 모르게 흐지부지 없어졌던 경험 때문이었다. 김씨는 “지방에 계셔서 추석에 못 찾아뵙는 양가 부모님 댁에 동네 정육점에서 한우를 사서 보내드리고, 아이들 학원비로 일부는 빼놨다”며 “이번엔 꼭 필요한 데만 쓰려고 한다”고 말했다.

지난 7일부터 지급이 시작된 국민지원금은 소비 현장에서 어떻게 쓰이고 있을까. 김씨처럼 고정 지출인 학원비에 쓰거나 알뜰하게 장을 보는 ‘실속파’부터 안씨처럼 냉장고 세탁기 게임기 등에 지원금을 한 번에 쓰는 ‘탕진파’까지 다양한 행태가 나타난다.

14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국민지원금 지급 후 고기, 쌀, 와인이나 양주 등 주류 제품 판매가 크게 늘었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12일까지 정육 매출이 전주 같은 기간보다 176.2% 올랐다. 과일(94.4%)과 양주(18.5%) 매출도 증가했다. 지난해 재난지원금 지급 때와 마찬가지로 ‘소고기 사 먹는’ 이들이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지원금으로 생활밀착형 ‘알뜰 소비’를 하는 이들이 적잖은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24에서는 밀키트(121%), 식빵(34%), 양곡(29%) 등 식재료 판매가 늘었다. 경기도 수원시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이모(53)씨는 “과일, 채소, 쌀처럼 식료품을 사 가는 손님들이 확실히 많아졌다”며 “국민지원금을 쓰려고 평소 편의점을 자주 오지 않는 분들도 새롭게 오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편의점은 국민지원금을 쓸 수 있는 곳 가운데 가장 접근성이 높은 유통 채널이다. 백화점, 대형마트, 대기업이 운영하는 가전양판점 등에서 국민지원금을 쓸 수 없다 보니 소비자들이 편의점으로 몰리고 있다.

의미 있는 소비를 위해 값나가는 제품 구매에 국민지원금을 한 번에 쓰는 사례도 속속 나오고 있다. 이날 서울 송파구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이모(56)씨는 “편의점에서 뭘 사는 건 익숙하지 않아서 장보기는 대형마트에서 한다”며 “대신 우리 부부는 여기 안경점에서 안경 바꾸고 돈 조금 더 보태서 손주 자전거도 사주고 오늘 돈을 다 썼다”고 말했다. 마트에 입점한 소상공인 점포에서는 국민지원금 사용이 가능하다.

추석을 앞두고 있어서 명절 선물용 제품 구매에도 국민지원금이 쓰이고 있다. 편의점 매출의 변화가 이를 확인시켜준다. GS25에서는 추석 선물용으로 적합한 수삼·버섯류 매출이 299% 올랐다. 축산(297.7%) 매출도 크게 늘었다. CU에서는 양주(10.6%) 매출 증가세가 눈에 띄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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