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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시대… 성장의 과실은 공평하게 돌아갈까

[책과 길] 라이더가 출발했습니다
강혜인 허환주 지음
후마니타스, 208쪽, 1만3000원


냉면 한 그릇, 커피 한 잔까지 ‘로켓’ 배송되는 세상이다. 스마트폰 앱만 열면 택시도 가사도우미도 변호사도 부를 수 있다. 남는 시간을 이용해 배달이나 대리기사를 하며 돈을 벌 수 있다. 차량도 공유하고 숙박도 공유하며 수입을 올린다.

이 스마트하고 편한 세상 이면에는 ‘청년층 산재 사망 급증’이라는 현상이 있다. 2018년 18∼24세 30명이 일하다 사고로 사망했다. 전년보다 17명이나 증가한 수치인데, 오토바이 배달 중 사망하는 청년이 크게 늘었다. 2016∼2018년 18∼24세 청년 26명이 오토바이 배달을 하다 목숨을 잃었다.

현직 기자 2명이 함께 쓴 ‘라이더가 출발했습니다’는 근래 급격하게 성장한 플랫폼경제를 비판적 시각으로 조명한다. 라이더 커넥터 자영업자 등의 이야기를 통해 공유와 혁신으로 포장된 플랫폼경제가 또 다른 수탈적 경제가 아닌가 묻는다.

배달의민족, 쿠팡, 카카오택시, 아마존, 에어비앤비, 우버 등 플랫폼 기업들은 플랫폼으로 시장을 점유하고 수수료로 돈을 번다. 일자리가 없는 서민들에게 돈 벌 기회를 주고, 유연한 노동 조건을 제공해 ‘원하는 때 원하는 만큼’ 일하는 자유를 준다고 선전한다.

이 책은 다른 현실을 보여준다. 18세 라이더 정수는 하루 열두 시간씩 근무하며 일주일에 하루 쉰다. 사고는 일상다반사. 지난 5개월간 열두 번 사고가 났다.

배달앱 시장은 매년 두 배 가까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업주들의 매출도 물론 늘었다. 하지만 업주가 실제 가져가는 영업이익은 제자리이거나 되레 줄었다. 배달앱 시장이 커지면서 매장 매출은 줄었고, 배달앱에 지급하는 수수료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플랫폼 기업들은 벌점, 주문 배당, 고객 평점 등을 통해 노동자들을 가혹하게 통제하면서도 고용주로서 노동자 보호 책임을 회피한다.

이 책은 플랫폼기업들이 성장의 과실을 독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플랫폼경제가 시장이나 부를 새로 창조하는 게 아니라 독점과 지대추구를 통한 시장의 점유, 부의 추출이 아닌가 질문하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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