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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6억원을 놓고 벌이는 456명의 목숨 건 ‘추억의 게임’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내일 공개… 벼랑 끝에 몰린 사람들 생존 경쟁

황동혁 감독의 넷플릭스 시리즈 신작 ‘오징어게임’에선 인생의 벼랑끝으로 몰린 456명의 참가자가 추억의 게임들로 목숨을 건 생존 경쟁을 벌인다. 사진은 배우 박해수가 연기한 상우(가운데)와 참가자들의 모습. 넷플릭스 제공

무한경쟁 사회를 극화한 서바이벌 상황은 영화 드라마 게임 등의 단골 소재 중 하나다. 실업률이 높다며 생존을 위해 서로 살육하도록 고등학생을 몰아넣는 일본 영화 ‘배틀로얄’은 이제 한국 게임 ‘배틀그라운드’에서 매시간 재현된다. 유튜브 웹 예능 ‘머니게임’은 남녀 갈등 등 현실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 놓아 화제를 모았다.

넷플릭스가 이 장르에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같은 추억의 게임을 소재로 한 드라마를 들고 나왔다. ‘남한산성’ ‘도가니’ ‘수상한 그녀’ 등 다양한 작품으로 이름을 알린 황동혁 감독과 손을 잡았다. 17일 공개하는 시리즈의 이름은 감독이 유년 시절 골목에서 즐기던 ‘오징어게임’이다.

황 감독은 15일 제작발표회에서 “오징어게임의 차별점은 게임이 단순하다는 것이다. 게임의 해법을 찾는 데 공을 들일 필요가 없어 게임보다 사람에 집중할 수 있다”며 “‘패자가 없다면 승자가 있을 수 있는지’에 대한 본질적 물음을 던진다”고 말했다.

‘오징어게임’에는 돈이 없어 벼랑 끝에 몰린 456명이 초대된다. 이 중 6종류 추억의 게임을 모두 승리한 사람에게 최고 456억원의 상금을 준다. 게임에서 탈락은 곧 죽음이다. 456명과 456억원이라는 설정은 1명의 목숨이 1억원과 같다는 점을 암시하는 듯하다.

주인공 기훈(이정재)도 그중 한 사람이다. 다니던 회사에서 구조조정 당한 후 경마장을 전전하다 이혼당한 밑바닥 인생이다. 이정재는 세련된 이미지와 반대로 낙천적이면서도 그늘진 가장의 삶을 연기했다. 이정재가 “황 감독과 작품을 꼭 같이하고 싶었다”고 말하자 황 감독은 “너무 멋있게만 나와서 한번 망가뜨려 보고 싶은 못된 마음이 들었다”고 받았다.

기훈의 유년 시절 절친 상우(박해수)는 명문대를 나와 증권회사에 다니는 엘리트지만 회사 자금을 유용한 뒤 게임에 참가한다. 새터민 새벽(정호연)과 조직의 돈을 탕진한 조직폭력배 덕수(허성태)도 극의 중심에 선다.

황 감독은 “상우와 기훈은 어린 시절 추억을 공유했는데 한 사람은 성공의 길로, 다른 사람은 실패의 길로 갈라선다. 이란성 쌍둥이 같다”며 “경쟁 사회에선 모두가 을이 될 수 있다는 상징성을 갖는 이들”이라고 설명했다.

황 감독은 데뷔작 ‘마이 파더’를 공개한 이듬해인 2008년 ‘오징어게임’의 시나리오를 써서 2009년 완성했다. 가난한 신인 감독시절 빚을 잔뜩 지고 있었기에 본인도 참가하고 싶은 게임을 구상했고 만화가게에서 서바이벌 만화를 보다가 한국식으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한다. 그는 “작품이 난해해 상업성이 있겠느냐고 해서 1년을 준비하다가 서랍에 넣어뒀다”며 “이야기를 다시 꺼내 보니 이제 이런 게임물에 어울리는 세상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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