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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용·송시열… 선조들이 걸었던 ‘옛길’ 6곳 명승 된다

문화재청, 의견 수렴·심의 후 지정

정약용과 송시열도 걸었던 옛길 6곳이 명승으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은 16일 ‘삼남대로 갈재’ ‘삼남대로 누릿재’ ‘관동대로 구질현’ ‘창녕 남지 개비리’ ‘백운산 칠족령’ ‘울진 십이령’을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 예고했다.

삼남대로 갈재 정상.

삼남대로 갈재는 서울에서 삼남지방(충청·전라·경상도)으로 가는 길인 삼남대로의 일부다. 삼남대로는 해남을 거쳐 제주도까지 970리가 이어지는데 갈재는 전북 정읍과 전남 장성 사이의 고갯길이다. 옛 문헌에 노령(蘆嶺) 갈령(葛嶺) 위령(葦嶺) 등으로 기재됐다. 송시열이 1689년 기사환국으로 정읍에서 사약을 받기 전에 지났고 장성에서 승리한 동학농민군이 정읍으로 향할 때도 넘었다. 길 가운데 마차와 사람이 다니는 길을 구분하는 축대가 있고 회전 교차로 역할을 하는 돌무지도 남아 있다.

삼남대로 누릿재 옛길.

삼남대로 누릿재는 전남 강진과 영암 사이의 고갯길이다. 황치(黃峙) 황현(黃峴)으로도 불렸으며 정약용 송시열 김정희 최익현 등이 남긴 글이 전한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인근 주민들이 영암장 나주장을 다닐 때 종종 이용했다.

관동대로 구질현.

관동대로 구질현은 서울과 울진 평해를 잇는 관동대로 중 경기도 양평에 있는 길이다. 아홉 번은 쉬어야 고개를 넘는다고 해서 구둔치로도 불렸다. 남한강 수운을 이용하려면 거쳐야 하는 길목이었다. 강도들이 숨어 있다가 양동장 횡성장에서 소를 팔고 온 상인들의 돈을 빼앗고 낭떠러지에서 밀어버렸다는 강도바위 이야기가 전한다.

창녕 남지 개비리 옛길.

경남 창녕 남지읍에 있는 개비리는 낙동강변에 있는 아슬아슬한 벼랑길이다. 개비리는 ‘개가 다닌 절벽’ ‘강가 절벽에 난 길’을 뜻한다. 소금 젓갈 등을 파는 등짐장수와 주민들이 이용했다. 일제강점기 신작로를 만들 때 지형상 자동차가 다닐 수 있는 최소한의 경사와 너비를 확보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옛길의 원형이 잘 남아 있다.

백운산 칠족령.

강원도 평창과 정선을 연결하는 백운산 칠족령은 조선 순조 때인 1808년 편찬된 책인 ‘만기요람’에 동남쪽 통로로 기록됐다. 소백산 주변에서 벌채한 금강송을 동강과 한강을 통해 서울로 운송하던 사람들이 이용했다고 한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면 산 사이를 굽이치며 흐르는 동강이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울진 십이령 입구.

울진 십이령은 경북 울진의 해산물과 봉화에서 생산한 물품을 교역하던 길이다. 십이령은 큰 고개 12개를 뜻하는데 영남에서 손꼽히는 험준한 길이었다. 조선 후기 문인 이인행은 유배지까지 가는 여정 중 십이령이 가장 험했다는 기록을 남겼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고려에서 조선으로 이어지며 삼남대로 관동대로 영남대로 등 전국을 연결하는 9개 대로 체계가 완성됐지만, 일제강점기 신작로를 만들면서 본래 모습을 잃기 시작했다”며 “옛길은 인간과 자연이 교감한 결과이며 문화 역사 전통 같은 정신적 가치를 담고 있어 선조들의 생활상을 아는 데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화재청은 30일간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명승 지정 여부를 확정한다.

송세영 기자 sysoh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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