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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때가 그립지만… 올핸 이웃사랑으로 더 따뜻하게

팬데믹 속 한가위 나눔 새로운 풍속

게티이미지

2년째 이어지는 코로나19로 교회의 추석 풍경도 변했다. 교인과 주민이 모여 교제하며 음식을 나누던 모습을 볼 수 없다. 교인들은 하루빨리 평범한 일상을 되찾아 풍성한 한가위의 정을 나누길 소망하고 있다.

추석 때마다 해오던 일을 못하는 교인들의 아쉬움은 크다. 서울 연동교회(김주용 목사)는 추석이면 경기도 남양주 ‘연동 부활의 동산’에서 연합 가족 성묘를 했다. 부활의 동산에는 연동교회 교인의 묘 500기 정도가 있다. 가족 성묘는 추석 당일 부활의 동산에서 교인들이 모여 예배를 드린 뒤 성묘하는 행사로 교회의 오랜 전통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지난해부터 중단됐다.

연합 성묘는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교인과 이사 등을 이유로 교회를 옮긴 옛 교우를 만날 수 있었던 기회였다. 교회에 나오지 않는 이들도 이날만큼은 오랜만에 예배를 드리며 추억을 나눴다고 한다.

서울 연동교회 교인들이 2019년 경기도 남양주 연동 부활의 동산에서 성묘하며 기도하고 있다. 아래 사진은 이 교회 교인들이 성묘에 앞서 함께 예배드리는 모습. 연동교회 제공

강철민 연동교회 집사는 16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연합 성묘에서 교우와 다른 교회에 출석하는 가족들, 교회를 떠난 옛 교우들까지 만나 예배드리고 교제하던 시간이 너무 그립다”며 “올해도 연합성묘 할 수 없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은데 많은 사람이 모일 수 없어 내년을 기약하자고 말하고 있다.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강 집사는 “어서 코로나19가 종식되고 내년에는 꼭 함께 예배드리고 성묘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경기도 안산 꿈의교회(김학중 목사)도 2014년부터 매년 설이나 추석에 ‘러브릿지’라는 이름의 행사를 열었다. 교인들은 명절 선물로 받은 물건 중 일부를 교회에 전달했고, 교회는 이들 물품을 지역의 어려운 이웃에게 선물했다. 하지만 지난해 추석부터 중단됐다. 방역 지침 탓에 많은 인원이 이웃들을 만나러 다니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꿈의교회 관계자는 “명절이면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이웃이 정말 많은데 코로나 때문에 나눔 행사마저 제대로 열 수 없다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전했다.

서울 광림교회(김정석 목사)도 매년 추석 열던 ‘외국인 한가위 감사 잔치’를 지난해부터 열지 못하고 있다. 교회는 추석마다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성도들을 교회에 초청해 명절 음식을 대접했다. 이들은 윷놀이 같은 한국의 전통 놀이도 즐기며 추석을 보냈었다. 광림교회 관계자는 “매년 잔치가 열리면 외국인 성도가 200명 가까이 참여하곤 했는데 코로나로 행사를 열 수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대안을 찾은 교회들도 있다. 서울 송학대교회(박병주 목사)는 설과 추석마다 교회와 가까운 노량진 고시촌에 도시락을 전하는 ‘고명 프로젝트’를 했지만, 코로나19로 발목이 잡혀 지난해부터 못 하고 있다. 고명은 ‘고시촌에 명품 도시락을 전한다’는 의미다.

교회는 도시락 대신 고시생들에게 필요한 생필품을 담은 선물 상자를 전달하고 있다. 고시원별로 선물상자를 전달하면 고시원 안에서 선물을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교회는 140개의 선물상자를 만들었고 특별히 홍삼 같은 건강식품도 넣었다.

서울 송학대교회 청년부원이 최근 예배실에서 노량진 고시생들에게 전달할 선물 상자에 넣은 편지를 쓰고 있다. 아래 사진은 선물 상자에 담은 물품 모습. 송학대교회 제공

이충호 송학대교회 청년부 목사는 “명절이면 고시촌 주변 식당이 문을 닫아 도시락 배달을 했는데 코로나19로 못하게 돼 아쉽다”며 “대신 이번 추석에는 홍삼과 비타민을 비롯해 수제비누와 떡 약과를 담고 고시생을 격려하는 내용의 손편지를 담아 선물상자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장 배광식 목사) 총회 김제노회가 운영하는 김제사회복지관도 17일 그동안 하던 ‘검산마을 한가위 한마당’ 행사 대신 어르신들에게 추석 음식을 전달한다.

복지관은 추석마다 지역 어르신들을 초청해 한마당 행사를 열고 음식을 나누고 공연을 했지만, 코로나19로 명절 음식 배달로 방향을 바꿨다. 봉사자들은 어르신들 집 앞에 음식을 두고 집 밖에서 안부를 확인하는 비대면 배달을 한다. 정수현 과장은 “정부에서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강조하지만, 사회적 취약 계층은 거리를 둘수록 더 외로워 명절 음식 배달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지역에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나오면서 주변 교회들의 활동이 경색되는 경우도 있다. 충남 아산의 A교회는 인근의 한 교회에서 성도 80여명의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백신 접종자들을 중심으로 진행하려던 행사를 취소했다. 교회 관계자는 “백신 접종 완료자가 늘면서 올해는 추석 행사할 수 있겠구나 싶었는데 이웃 교회의 집단감염으로 할 수 없게 돼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장창일 박지훈 박용미 서윤경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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