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체조여왕 바일스도 “코치 성폭행 피해… 시스템은 덮었다”

체조 메달리스트 4명 “주치의 수백명 성적 학대 방치” 청문회 폭로

미국의 ‘체조 여왕’ 시몬 바일스가 15일(현지시간) 래리 나사르 사건 관련 미국 상원 법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을 하다 눈물을 쏟고 있다. 바일스는 “연방 사법당국과 체조 관계자들이 자신과 수백명의 다른 여성들에 대한 나사르의 성적 학대를 눈감아줬다”고 말했다. AFP연합뉴스

“래리 나사르의 성적 학대를 겪도록 혼자 남겨지는 일은 없어야 했습니다.”

미국의 ‘체조 여왕’ 시몬 바일스는 체조선수들에 대한 상습 성폭행으로 장기 복역 중인 래리 나사르 전 체조대표팀 주치의에게 성적 학대를 받은 사실을 증언하다 눈물을 쏟고 말았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바일스와 맥카일라 마로니, 앨리 레이즈먼, 매기 니콜스 등 4명의 체조 메달리스트들이 미 상원 법사위 청문회에 출석해 성적 학대 피해를 키운 수사 당국을 규탄했다고 보도했다. 연방수사국(FBI)이 의도적으로 수사를 지연시키고 피해자들의 증언을 왜곡 축소하는 등 수사 과정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바일스는 청문회에서 “연방 사법당국과 체조 관계자들이 자신과 수백명의 다른 여성들에 대한 나사르의 성적 학대를 눈감아줬다”고 비난했다. 바일스는 특히 “나사르뿐 아니라 그의 성적 학대가 지속될 수 있게 한 미국의 시스템을 비난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FBI도 진작 수사에 나서지 못했으며, 내가 성적 학대를 당하고 있다고 신고하기 훨씬 전부터 미 체조팀과 미국 올림픽·패럴림픽위원회는 내가 나사르에게 성적 학대를 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마로니는 당시 FBI 수사관에게 진술한 성추행 내용을 세밀하게 언급하며 “FBI가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서 70명이 넘는 어린 선수들이 추가로 피해를 입었다”며 “우리가 그토록 고통스럽게 진술한 내용을 FBI가 책상 서랍에 묻으면서 성추행 조사가 의미 없게 됐다”고 비판했다.

레이즈먼은 “FBI 수사관은 내가 당한 추행의 심각성을 깎아내렸다”며 “(수사관이) 상부에 이 사건이 수사할 가치가 없다고 느끼도록 축소 보고해 피해를 키웠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증언 뒤에도 FBI가 나사르에게 환자를 돌보게 한 상황을 두고 “순진한 아이들을 은접시에 담아 소아성애자에게 대접하는 것 같았다”고 토로했다.

지난 7월 법무부가 공개한 수사 기록에 따르면 제이 애보트 FBI 요원은 나사르 사건 수사 당시 미 올림픽 조직위에 일자리에 대해 논의하는 등 FBI 이해충돌 방지 원칙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FBI가 2015년 7월 나사르의 성폭행 의혹에 대한 첫 조사에 착수했지만, 피해 선수는 전화 인터뷰를 하는 데 5주를 기다려야 했으며 몇몇 범죄 행위에 대해서는 절차가 수개월 미뤄졌다. FBI가 늑장을 부린 사이 70명 이상의 여성들이 추가로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은 나사르의 기소 지연과 그로 인한 고통에 대해 “FBI의 실패는 용서받을 수 없는 잘못”이라며 “FBI는 이번 사건을 확실히 기억할 것이며,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사르는 미시간주립대 체조팀 주치의로 재직 중 330여명의 선수들을 성폭행 및 성추행한 혐의로 징역 300년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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