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나면 또 새이름… 이재명·野, ‘대장동’ 연루인물 놓고 공방전

권순일 이어 원유철도 고문 재직설
김기현 “떳떳하면 국감증인 나오라”
李 “화천대유, 곽상도에 물어보라”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7일 오전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 다목적강당에서 광주·전남·전북 특별메시지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도 성남 분당구 대장동 개발사업을 둘러싼 논란이 격화하고 있다. 거물급 법조·정치권 인사들의 이름도 등장하면서 상황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 만큼 복잡하게 전개되는 중이다. 국민의힘은 사업 참여로 막대한 이익을 거둔 화천대유 측과 이재명 경기지사와의 관계를 의심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공개 수사의뢰라는 정면돌파 카드를 꺼낸 이 지사는 화천대유와 야당 인사들 간이 관계를 거론하며 역공을 꾀하는 모습이다.

이 지사는 17일 광주 금남로 전일빌딩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불법과 뇌물로 얼룩진 대장동 민간개발사업을 내가 공영개발로 바꿨다”며 “뻔뻔하게 이 개발이익을 자기들(국민의힘 세력)이 먹으려다 실패하니까 공격하고, 이번에는 우리와 아무 관계 없는 내부 사업자 문제를 가지고 나를 음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천대유는 2014년 이 지사의 성남시장 재직시절 추진된 대장동 개발사업에 참여한 자산관리업체다. 전직 기자인 A씨가 실소유주로, A씨와 그가 모집한 6명의 투자자는 2019년부터 올해까지 배당으로만 4000억원이 넘는 이익을 얻었다.

야당은 대장동 사업을 통해 민간투자자가 막대한 수익을 얻은 점을 집중적으로 파고든다. 16일 ‘대장동 게이트 태스크포스(TF)’까지 발족하며 날을 세우고 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수사를 받겠다고 말로만 할 게 아니라, 정말 떳떳하다면 국정감사 증인으로 나와 증언하는 게 당연한 도리”라고 이 지사를 압박했다. TF 위원인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화천대유 자회사인) 천화동인 1~7호를 보면 이상한 이름들이 나온다. 이 지사와 가까운 분들의 이름이다”고 새로운 의혹을 제기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 경쟁자인 이낙연 전 대표도 “상식적이지 않은 느낌을 국민들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이 민주당의 남은 경선 과정에서 주요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이같은 공세에 이 지사는 거리낄 게 없다는 뜻을 거듭 밝히고 있다. 그는 “수사에 100% 동의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치며 공세로 전환했다. 수사 절차를 통해 과연 제기된 의혹이 사실인지 따져보자는 것이다. 이 지사 측은 화천대유를 포함한 민간투자자들의 이익 배분에는 전혀 관여한 바가 없으며, 사업수익 중 5503억원에 이르는 금액을 공원 조성 등 성남시 공공이익으로 우선적으로 환수한 ‘모범행정사례’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법조계와 정치권 인사들이 화천대유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정황들도 연이어 나타나는 중이다. 박영수 전 특별검사와 그의 딸, 권순일 전 대법관, 강찬우 전 검사장,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의 아들 등이 화천대유 고문·자문을 맡거나 직원으로 근무한 사실이 드러난 상태다. 원유철 전 미래한국당 대표를 포함한 야당 인사들도 고문으로 이름을 올렸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이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현안 관련 긴급보고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야당과 이 지사는 서로 상대방과 관련 있는 인사들을 언급하며 공방 중이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권 전 대법관의 화천대유 고문직은 이 지사 무죄판결에 대한 ‘보은’이라는 의심을 낳기에 충분하고, 이 연결고리에 이 지사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논평했다. 반면 이 지사는 ‘화천대유가 누구의 것이냐’고 묻는 야당의 공세에 “곽 의원에게 물어보라. 화천대유 1호 직원이 곽 의원 자제분이었다는데 7년 동안 있었다 하니 그분이 잘 알지 않겠냐”고 받아쳤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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