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철인데 전세난에 빌라값 급등… “집값 더 오를 듯”

서울 전월세 작년보다 38% 줄고
빌라 매매가도 더 오를 가능성 커
‘유동성 옥죄기’ 매수심리 못 잡아

지난해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서울과 수도권의 전세난이 진정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추석 이후 가을 이사철에 ‘전세대란’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22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성동구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하반기 집값을 안정시킬 뾰족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는 가운데 추석 이후 가을 이사철에 전세난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급감했던 아파트 전월세 매물이 여전히 새 임대차법(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제) 시행 이전 수준에 못 미치고 있어 지난해 가을과 같은 전세난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매매 가격을 안정시킬 변수도 마땅찮다는 지적이다.

22일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월세 매물은 3만7045건(22일 기준)으로 새 임대차법 시행 직후인 지난해 8월 1일(5만9708건)에 비해 38%나 줄었다. 기준일을 올해 8월 1일로 바꿔 정확히 1년 후의 매물을 확인해도 3만4950건으로 차이가 크다. 같은 기간(지난해 8월 1일~올해 9월 22일) 경기도는 4만8553건에서 2만9624건으로 39.8% 줄었고, 인천도 9904건에서 6140건으로 38.1% 감소했다.

현재 서울 전월세 매물량은 지난 1월 1일(3만705건)에 비하면 20.4% 늘었지만 이달 들어서는 다시 내림세로 돌아섰다.

문제는 서울 아파트 전월세 매물 대신에 선택할 대안도 마땅찮다는 것이다. 지난해 1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던 서울 빌라 매매가는 올해 더욱 오를 가능성이 크다. KB국민은행의 월간주택가격동향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전국 연립주택 매매 가격 누적 상승률은 4.66%로 지난해 같은 기간 상승률(2.61%)을 훌쩍 넘어섰다.

빌라가 아파트보다 많이 팔리는 기현상도 9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이날 기준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등록된 서울의 다세대·연립주택 매매(계약일 기준)는 현재까지 1189건으로 아파트 매매(412건)의 약 3배에 달했다.

전월세 가격은 단기적으로는 물론 중장기적으로도 집값과 상관관계가 크다. 하지만 집값은 거래절벽 속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분양 물량도 부족하고 입주 물량도 부족하기 때문에 매매시장과 전월세시장 모두 강보합세가 예상된다”며 “거래량은 대폭 줄어든 상황에서 강보합세를 유지하는 기형적인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 기준금리 상승, 경기 침체 등 하락변수의 영향은 크지 않으리라고 봤다. 금융 당국의 유동성 옥죄기가 매수심리를 잠재우기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부동산시장 상승변수와 하락변수를 비교해보면 6대 4 정도로 상승변수가 우위에 있다”고 평가했다.

이택현 정신영 기자 alle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