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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미세먼지 기준 강화… 한국, ‘더 숨막히는 곳’ 됐다

16년 만에 가이드라인 조정
“매년 700만명 조기 사망 초래”


세계보건기구(WHO)가 매년 대기오염으로 700만명이 조기 사망한다고 지적하면서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미세·초미세먼지의 권고 수준을 강화했다. 가뜩이나 WHO 미세·초미세먼지 권고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한국은 그 격차가 더 벌어지게 됐다.

WHO는 22일(현지시간)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 오존, 이산화질소, 이산화황, 일산화탄소 등 대기오염 물질 6종에 대한 ‘대기질 가이드라인(AQG)’을 발표했다. 2005년 AQG를 발표한 이후 16년 만이다.

미세먼지 기준은 연간 평균 15㎍/㎥ 이하, 24시간 평균 45㎍/㎥ 이하로 조정됐다. 이전 권고 기준은 연간 20㎍/㎥, 24시간 50㎍/㎥ 이하였다. 특히 혈류까지 침투할 수 있어 미세먼지보다 위험성이 크다고 알려진 초미세먼지의 경우 연간 평균 5㎍/㎥, 24시간 평균 15㎍/㎥ 이하로 강화됐다. 기존 권고 수준은 연간 10㎍/㎥, 24시간 25㎍/㎥ 이하였다.

2005년 발표된 기존 가이드라인이 대기오염의 위험성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에서 “대기오염은 매우 낮은 수준에서도 뇌에 영향을 주고, 엄마 배 속에서 자라는 아기에 이르기까지 신체의 모든 부분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또 “업데이트된 기준은 각국 정책 입안자들이 대기오염에 관한 정책을 수립할 때 필요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WHO는 대기오염이 성인의 경우 허혈성 심장질환과 뇌졸중을, 아동에게는 폐 기능 감소와 호흡기 질환 등을 각각 유발하면서 매년 700만명의 조기 사망을 초래하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미국 CNN에 따르면 2016년 대기오염으로 인한 전체 사망자의 절반 이상인 약 410만명이 미세먼지 관련 조기 사망자였다. WHO는 당시 새 지침이 적용됐다면 초미세먼지 관련 조기 사망자가 80%가량 줄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 시카고대 연구팀은 전 세계 대기오염도를 측정한 결과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32㎍/㎥에 달한다며 초미세먼지 연간 평균 농도를 2005년 기준인 10㎍/㎥ 아래로 유지하면 전 세계 인류 기대수명이 평균 2.2년 늘어날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WHO와 한국의 기준 격차는 크게 벌어졌다. 환경부의 대기환경 기준을 보면 미세먼지는 연간 50㎍/㎥, 24시간 평균 100㎍/㎥이고, 초미세먼지는 연간 15㎍/㎥, 24시간 평균 35㎍/㎥다. WHO 새 지침과 비교해 초미세먼지 연간 평균 농도는 3배 차이가 난다.

국내 대기질 상황에 안도할 수 없는 이유다. 지난해 한국의 연간 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33㎍/㎥였고, 초미세먼지는 19㎍/㎥였다. 이를 WHO 새 가이드라인과 비교하면 무려 각각 2배, 4배 높은 수준이다.

정부는 WHO가 16년 만에 미세먼지 권고 기준을 강화한 것은 '인체에 영향을 주는 근거 자료'가 확보됐기 때문이라고 봤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날 "초미세먼지(PM2.5) 기준이 연간 평균 10㎍/㎥에서 5㎍/㎥로 강화됐는데, 이는 지난 16년간 5㎍/㎥ 이상의 초미세먼지가 인체에 영향을 미친다는 근거가 축적됐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WHO도 당장 이 기준치를 적용하긴 쉽지 않다고 판단해 5㎍/㎥를 최종 타깃으로 하되, 레벨 1~4로 구분하는 등 중간 목표를 따로 설정했다"고 덧붙였다.

국내 미세먼지 기준 변화도 이뤄질 전망이다. 이 관계자는 "국내 초미세먼지 기준이 2018년 25㎍/㎥에서 현재 15㎍/㎥까지 낮아진 상태지만 WHO에서 권고하는 수준만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며 "대기질 개선은 온실가스 감축에도 영향을 준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 관련 정책을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임송수 기자, 세종=최재필 기자 songst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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