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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마이 유니버스

한승주 논설위원


영국 록밴드 콜드플레이의 보컬 크리스 마틴이 극비리에 한국을 찾은 건 지난 4월이다. 팬데믹 상황에서 복잡한 입국 과정과 2주간의 자가 격리까지 감수하며 그가 방한했던 이유가 최근에야 알려졌다. 방탄소년단(BTS)과의 협업이라는 특급 프로젝트 때문이었다. 당시 마틴이 BTS 소속사인 하이브 사옥 스튜디오에서 곡을 함께 녹음했던 짧은 영상이 이달 중순 공개됐다. ‘BTS 크루’라고 적힌 후드티셔츠를 입은 마틴이 마이크를 가운데 두고 BTS 일곱 멤버와 둥글게 모여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다. 1997년 데뷔한 마틴이 같은 해 태어난 BTS 정국 등과 함께 녹음하는 모습은 낯설면서도 반가웠다.

세계 최정상급 밴드 콜드플레이와 막강한 팬덤을 보유한 BTS의 첫 협업곡 ‘마이 유니버스(My Universe)’가 지난 24일 발표됐다. 강렬한 록사운드를 바탕으로 ‘유, 유 아 마이 유니버스~’라는 중독성 있는 도입부와 후렴부가 인상적이다. 영어와 한국어가 섞여 있는 노랫말은 지치고 힘든 이들을 응원하고 위로한다. “너는 내 별이자 나의 우주니까/ 지금 이 시련도 결국엔 잠시니까/ 너는 언제까지나 지금처럼 밝게만 빛나줘….” 이들은 노래를 함께 부른 것뿐 아니라 곡 작업도 함께했다. 마틴은 미국 방송 인터뷰에서 “요즘 음악 시장에서 모든 경계와 장벽이 무너지고 있는 게 좋다”며 “BTS가 거대한 존재가 된 것이 멋지다고 생각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인터뷰에서는 “BTS는 함께 노래한다는 것을 넘어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BTS와 함께 노래하면 좋을 것 같아 그들을 만나러 한국에 갔다고도 했다.

며칠 사이 상상도 못했던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마틴이 미국 방송에서 기타를 치며 한국어 가사로 된 마이 유니버스를 부르는 장면, 콜드플레이 멤버 4명이 개량한복을 입고 있는 모습 등이다. 내친김에 상상의 나래를 펼쳐본다. 미래의 어느 날, 콜드플레이와 BTS가 마이 유니버스를 함께 열창하고 있다. 스타디움에 가득찬 수만 관객들의 ‘떼창’이 벌써 들리는 듯하다.

한승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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