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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정상회담 전망까지, 북한 태세전환의 노림수

南 차기정권서도 관계 유지하고
꿈쩍않는 美 변화 이끌 의도인 듯
文정부 임기내 정상회담 가능성

문재인 대통령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2018년 2월 서울 중구 국립중앙극장에서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의 공연을 보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 부부장은 당시 평창 동계올림픽 참석을 위해 방남했다. 연합뉴스

대남 강공모드로 일관하던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태세를 전환해 종전선언은 물론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까지 내비쳐 그 진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남측 대선에 영향을 미치고, 더 나아가 요지부동인 미국의 태도변화를 꾀하려는 다목적 포석이란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대화에 나설 준비를 시작했다는 평이 다수를 이루며 일각에선 문재인정부 임기 내 4차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김 부부장은 25일 밤 재차 담화를 내고 종전선언은 물론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재설치, 남북 정상회담도 빠른 시일 내에 논의할 수 있다고 했다. 전날인 24일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을 외무성이 “허상”이라고 일축한 지 7시간 만에 대북적대시 정책 철회를 전제로 “종전선언은 좋은 발상”이라고 말을 바꾼 이후 다시 나온 담화다.

김 부부장은 대화 재개를 위해 남측 무기 개발은 정당화하며 북한만 도발로 간주하는 ‘이중잣대’ 발언이나 입장을 버리라고 했다. 김 부부장은 이것들이 ‘개인적 견해’라고 했지만, 그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이고 대외·대남 업무를 총괄한다는 점에서 최고지도자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남측 대선을 앞두고 북한이 차기 정권에서 남북 관계 개선이 이어질 수 있도록 일종의 모멘텀을 만들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26일 “미국이 움직이지 않고 남북 간에 아무것도 없이 대선 국면을 지나면 북한이 방치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며 “남북연락사무소와 같은 4·27 판문점선언의 이행 성과를 마련해 놓고, 이를 차기 정부가 물려받도록 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고 말했다.

북한은 참여정부 말인 2007년 10월에도 다음 정부에서 남북 관계가 유지되길 바라는 뜻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노무현 전 대통령 간 첫 정상회담을 성사시켜 ‘10·4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공동선언’을 채택했었다.

종전선언을 빌미로 대미압박을 강화하려는 것이란 관측도 있다. 문 대통령이 제안한 남·북·미·중 종전선언을 중국이 지지하고 북한이 조건부 찬성하면서 여전히 종전선언에 미온적인 미국의 태도변화를 끌어내려 한다는 것이다.

심화하는 경제난을 타개하려는 목적도 있어 보인다. 각국이 백신 접종을 계기로 교류를 재개하는 상황에서 북한만 언제까지 고립돼 있을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한·미가 대북 인도적 지원 관련 논의를 구체화하고 있고, 우리 정부는 백신 제공 가능성까지 열어둔 상태다.

통일부는 이날 “우선적으로 남북 통신선이 신속하게 복원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 부부장이 “시간낭비를 할 필요가 없다”고 한 만큼 일각에선 통신선 복원을 시작으로 남북연락사무소 재설치 논의와 4차 남북 정상회담까지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북한이 임기 말 성과 내기에 급급한 문재인정부의 약점을 활용할 여지가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이중잣대하지 말라는 북한의 논리는 미사일 실험을 지속해 궁극적으로는 핵보유국으로 가겠다는 것”이라며 “이런 조건을 수용하지 말고 북한 비핵화라는 원칙을 지키며 정상회담, 종전선언을 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지난 24일 제65차 총회에서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기존 핵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방식(CVID)으로 포기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

靑, 김여정 남북 정상회담 언급에 반색… 美 설득 주력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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