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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면허 브로커 결탁해 허위진단서’ 의사 1심 실형

건당 최대 1000만원 수수료 챙겨


개인택시면허 양도 기준을 맞추기 위해 허위진단서를 작성하고 그 대가로 현금을 받은 의사에게 8년 만에 실형이 선고됐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6단독 김국식 판사는 지난 13일 허위진단서작성 등 혐의로 기소된 의사 A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A씨에 대한 재판은 2013년부터 이뤄졌으나, 2015년과 2018년 A씨가 비슷한 혐의로 추가 기소되면서 사건이 병합돼 판결이 나오기까지 8년이 흘렀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수십 건의 허위진단서를 작성했다. 허위진단서 작성은 개인택시면허 불법 양도를 도우려는 브로커들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 현행법상 개인택시면허를 양도하려면 면허를 받은 날로부터 5년이 지나거나 1년 이상의 치료가 필요한 질병으로 인해 본인이 운전할 수 없어야 한다. 5년의 기간을 채우지 않은 이들이 면허를 양도하기 위해 브로커를 찾아 허위진단서 발급을 부탁한 것이다.

브로커들은 면허를 넘기려는 택시기사들로부터 건당 300만원에서 1000만원에 달하는 수수료를 받았다. 이후 A씨는 브로커의 요청을 받아 제대로 된 검사 없이 택시기사들이 1년 이상 치료가 필요한 심각한 질병으로 운전을 할 수 없다는 취지의 진단서를 작성했다. 그 대가로 브로커들은 다수의 환자를 A씨 병원으로 보냈다. 또 A씨의 결혼식과 자녀 돌찬지 등에 찾아가 축하금 명목으로 현금을 건네기도 했다.

A씨 측은 진단서가 허위가 아니며 고의도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겉보기에도 택시기사들의 상태가 심각하지 않음에도 포괄적이고 심층적인 검사 없이 허위진단서를 발급했다”며 “피고인은 다른 허위진단서 작성 혐의로 수사를 받고 무혐의 처분을 받은 적이 있는 등 범행 수법을 잘 알고 있었다”고 판시했다. 또 “허위진단서가 개인택시면허 양도를 위해 관할 관청에 제출될 것을 명확히 알고 있었다”며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도 인정했다.

법정구속을 피한 A씨는 판결 사흘 만에 항소했다. 의료법 제8조는 허위진단서 작성 행위를 의료인 결격 사유로 규정하지만 A씨가 확정 판결을 받은 것은 아니어서 확정 판결이 날 때까지 의사로 활동할 수 있다. 법무법인 반우의 정혜승 변호사는 “재판이 얼마나 길어지냐에 따라 면허취소 처분이 나오기까지 상당히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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