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오피니언 > 칼럼 > 시론

[시론] 대장동 공공개발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

임재만 세종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


지대 또는 불로소득은 공급이 제한되거나 증가가 어려운 상황에서 발생한다. 자연적으로 생산이 불가능하고, 사회경제적 위치를 독점하는 토지 지대가 대표적이다. 자본주의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는 자본이 생산적인 영역으로 흘러들어가도록 불로소득을 차단하고, 발생한 불로소득은 철저하게 환수해 전체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써야 한다. 자본을 연구개발(R&D)이나 창업과 혁신, 기후위기 전환에 투자해야 우리의 미래가 밝아지고, 청년 세대가 희망을 품을 수 있게 된다. 2021년 글로벌 혁신지수 세계 5위인 대한민국의 미래는 더 밝아질 것이다.

우리 헌법은 공공 필요에 의한 재산권 수용을 인정하나, 그에 대해 법률에 따라 정당한 보상을 해야 한다고 규정한다(제23조 3항). 공익사업을 인정받으려면 사업으로 얻게 되는 공익이 사업으로 잃게 되는 이익보다 우월해야 하고(공익 우월성), 사업의 정상 시행과 완공 후에도 지속적으로 공익을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공익 지속성). 공공이 수용권을 발동해 취득한 땅을 택지로 조성하고, 이를 민간이 매입해 주택을 다른 민간에 분양하는 사업에 대해서는 공익의 지속성 요건을 인정하기 어렵다.

최근 특혜 의혹 논란에 휩싸여 여야 간 난타전의 대상이 된 경기도 성남시의 대장동 개발은 도시개발법에 근거한 사업이다. 도시개발사업은 토지 등을 수용할 수 있는 공공사업이며, 공공이나 공공이 2분의 1 이상 출자한 법인 등도 사업을 시행할 수 있다. 문제는 도시개발법은 도시개발사업을 공공사업으로 인정할 뿐, 사업 내용의 공공성을 어떻게 확보할지에 대해서는 특별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는 데 있다. 도시개발사업 계획에 임대주택(민간임대주택 및 공공임대주택) 건설 계획 등 세입자 등의 주거 및 생활안정대책을 포함하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3기 신도시사업의 근거 법률인 공공주택특별법에서는 전체 주택 공급 호수 중 공공임대주택을 35% 이상, 공공분양주택은 25% 이하로 공급하도록 해 최소한의 공공성을 담보하고 있다.

대장동 사업은 공공과 민간의 공동 사업으로 공공이 환수할 개발 이익을 사전에 확정하고, 추후 환수 이익을 추가해 공공성을 확보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공공이 비록 큰 개발 이익을 확보했지만, 엄청난 불로소득이 민간에 흘러들어갔다. 공공사업이 결국 불로소득을 부추기는 한편 땅값을 올리고 집값과 전셋값을 올리는 데 상당히 기여한 것이다. 땅값과 집값이 올라야만 공공이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사업 구조는 주거 안정이라는 정책 목표와도 부합하지 않고,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하지도 않다. 토지수용권은 그동안에도 남용된 사례가 많다. 비록 법원에서 공익성을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경남 남해군의 고급 골프장 조성 사업, 제주의 예래유원지 조성 사업이 공익사업으로 지정됐었다.

그렇다면 주택 공급을 위한 공공사업의 공공성을 어떻게 확보하고 지속할 수 있을 것인가. 적어도 공공택지는 민간 매각을 최소화해 불로소득을 추구할 수 없도록 차단해야 한다.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고, 주택을 분양하더라도 토지는 임대하고 주택만 분양하거나 시세보다 싸게 분양하되 공공에서 환매해야 한다. 공공과 개인이 지분을 공유하는 주택도 가능하다. 상가나 오피스 또는 산업단지도 토지를 매각하지 않고 임대하면 토지 불로소득을 환수할 수 있다. 건물만 사면 되니 집에 큰돈을 들이지 않아도 되고, 많은 자본을 본연의 사업에 투자할 수 있다. 그동안 택지를 매각해 얻은 재원으로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했지만, 토지를 임대해 얻은 임대료 수입으로 공공임대주택 건설에 소요된 자금을 갚으면 된다. 재정건전성을 이유로 갚을 수 있는 부채를 겁낼 필요는 없다.

임재만 세종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