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섭리인 ‘평등’ 시선으로 여성 리더십의 길 열어가야

한국교회여성연합회 ‘교회 내 여성 리더십’ 세미나

교회 내 여성 정책의 현황 및 개선 사항을 발표 중인 각 교단 소속 여성단체 관계자들. 한국교회여성연합회 제공

하나님께서 요셉 가문 슬로브핫의 다섯 딸의 경제권을 인정하셨듯, 교회 여성리더십이 하나님의 창조 섭리에 따라 남성과 동등하게 세워져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교회 각 교단 내 여성 지도자 교육, 성인지 감수성 교육 등이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는 여성단체들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한국교회여성연합회(회장 원계순)는 교회 내 여성지도력이 나아갈 길을 모색하기 위해 최근 비대면으로 교회여성세미나를 열었다. 먼저 백소영 강남대 기독교학과 교수가 ‘슬로브핫 딸들의 말이 옳으니’라는 제목으로 기조 강연을 했다.

백 교수는 슬로브핫의 다섯 딸이 여성은 집안의 재산을 물려받지 못하게 하는 당시 모세법에 문제를 제기하자 하나님께서 이들을 지지한 민수기 27장 내용을 제시했다. 그는 “‘땅은 여호와의 것이기에 사고팔지 말라’(레 25:23)며 토지 분배의 혁명을 시작한 모세법마저도 토지 상속 주체를 남성에 한정했다”며 “하나님께서 태초에 사람을 남자와 여자로 지으시고 동등하게 만물을 다스리라 명령하셨건만, 에덴 이후 남성 중심적인 사회가 이어지자 가부장적 시선과 사유, 언어를 넘어서지 못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하나님께서 슬로브핫의 다섯 딸을 통해 이스라엘 딸들의 권리를 확보하셨다는 것이다.

백소영 강남대 기독교학과 교수가 최근 열린 교회여성세미나에서 교회 내 여성지도력이 나아갈 길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한국교회여성연합회 제공

백 교수는 다섯 딸이 여호와의 시선으로 사람을 바라봤기 때문에 용기를 갖고 불합리함을 주장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고라가 모세의 지도력에 대들다가 추종자 무리와 땅속으로 사라지는 등 일반 성인 남성들도 모세 앞에서 목소리 내는 걸 무서워하는데 어린 다섯 소녀가 어마어마한 질문을 던진 것”이라며 “성인 남성들이 놓치고 있는 모세법의 조항들을 여호와께서 바로잡아주실 것을 믿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백 교수는 “여성 지도자들은 슬로브핫의 딸들처럼 제도와 법을 바꿀 권력을 가진 오늘날의 ‘모세’ 앞에 당당히 서야 한다”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최소영 기독교대한감리회여선교회전국연합회 목사는 교회 여성의 지도력을 ‘포기하지 않는 리더십’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여성 안수를 위해 40여년을 포기하지 않았던 장로교 여성과 총회 내 여성할당제 의무화 첫 제안 후 37년 동안 포기하지 않았던 감리회 여성처럼, 포기하지 않는 여성들의 노력은 결국 결실을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교단 내 양성평등·성폭력예방교육이 의무화된 이후에도 준회원 목회자 교육을 제대로 시행하지 않고 미뤄둔 연회가 많다”며 제도의 실질적 시행을 촉구했다.

현영미 대한성공회전국어머니연합회 서울교구회장은 “성공회 모든 여성이 연대 투쟁해 2001년부터 여성 사제가 서품을 받을 수 있게 됐지만, 남성 중심적인 교회 현실 속에서 여성들이 리더십을 갖기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의사결정기구 내 여성 성직자 비율 확대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달 말 교회 내 학대와 성폭력 예방·조사 지침서인 세계성공회 ‘안전한교회 가이드라인’을 번역 출판해 각 교회에 배포할 예정”이라며 “여성들은 계속해서 우리 교회가 더욱 평등하고 안전한 곳이 되도록 애쓸 것”이라고 말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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