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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환율 집값 퍼펙트스톰 올 수도” 금감원장 경고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 등 존재
환율 연중 최고·주가 3100선 붕괴
美 국채 금리 급등… 세계경제 먹구름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대내외 경제 리스크로 인한 시장의 불안이 ‘퍼펙트 스톰’을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주도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이 가시화된 가운데 국내 금리 오름세에 따른 부채 대란 우려가 높아지면서 또다른 금융위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우려를 반영하듯 28일 국내 원화가치와 주가는 동반 급락했다.

정 원장은 28일 금감원 임원 회의에서 “미국의 테이퍼링 및 기준금리 인상 논의가 본격화되고 헝다 그룹을 비롯한 중국 부동산 부문에 대한 부실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며 현 상황을 진단했다. 이어 “국내에서도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존재하는 등 대내외 리스크 요인이 동시다발적으로 부상하고 있다. 변동성이 확대된 외환, 주식, 부동산, 가상자산(암호화폐) 등 시장에서 ‘퍼펙트 스톰’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면밀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퍼펙트 스톰이란 위력이 크지 않은 태풍이 다른 자연현상과 결합해 엄청난 재난을 불러오는 것으로, 복합적인 이유가 겹쳐 나타나는 전 세계적 경제위기를 일컫는다.

정 원장이 퍼펙트 스톰을 언급할 정도로 긴장감을 높인 것은 이달 들어 대형 외부 악재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60조원 규모의 부채로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빠진 중국의 대형 부동산 업체 헝다 그룹은 당국의 규제가 이어지며 자칫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질 처지에 놓여 있다. 헝다가 파산할 경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야기한 미국의 리만브러더스 붕괴 이상의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테이퍼링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지난 2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연내에 테이퍼링을 시작하겠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와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도 28일 “금리 인상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연준은 자산 매입을 축소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세계 경제의 먹구름은 국내 증시와 환율에 직격탄이 됐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60원 급등한 1184.40원을 기록하며 연중 최고치(원화가치 하락)를 달성했다. 테이퍼링 우려에 미국 국채 금리(10년물)가 뛰고 안전자산인 달러 수요가 높아진 때문이다. 미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0.03% 포인트 오른 1.48%에 거래를 마치며 6월 27일(1.528%) 이후 3개월여만의 최고 수준에 달했다. 코스피지수는 전날 대비 1.14%(35.72포인트) 내린 3097.92에 마감, 36일 만에 3100선이 붕괴됐다. 코스닥도 2.16% 급락한 1012.51에 거래를 마쳤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시장은 예상보다 주요국 중앙은행이 통화정책 정상화에 진지하다는 점을 인지했고, 미 국채금리 상승이 두드러지면서 달러 상승 모멘텀이 강화됐다”며 “헝다 사태의 신용 위험 전이 우려, 미국 의회 부채 한도 협상 불확실성 등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허율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장기 국채 금리는 긴축 우려가 커지면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며 “연내 테이퍼링이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시장은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을 빠르게 반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지훈 조민아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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