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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냉장고 속 1억은 ‘서울 60대 고인의 전재산’

유품 정리 과정서 제주로 팔려 가


온라인에서 구매한 중고 김치냉장고에서 발견된 1억원의 주인은 서울에 사는 60대 여성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이 여성은 지난해 지병으로 이미 사망했고, 발견된 돈은 자식들도 모르게 고인이 마지막까지 간직해뒀던 전재산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28일 제주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6일 50대 제주도민 A씨는 온라인을 통해 서울 종로구에 있는 한 중고업체에서 장독대식 김치냉장고 한 대를 구입했다.

서울에서 물건을 배송받은 A씨는 오전 10시30분쯤 냉장고를 청소하던 중 봉투에 싸인 현금 뭉치가 냉장고 밑바닥에 붙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 돈은 5만원 지폐 2200장으로 모두 합쳐 1억1000만원이었다. 지폐는 100매와 200매씩 비닐에 포장된 뒤 봉투에 담겨 테이프로 고정돼 있었다.

A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이 확인한 결과 이 돈다발의 주인은 서울에 살던 60대 여성으로 지병을 앓다 지난해 9월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모친이 세상을 떠나자 유족은 어머니가 사용하던 물건을 모두 폐기물업체에 넘겼다. 폐기물업체에서는 냉장고를 취급하는 과정에서 밑바닥에 무언가 붙어 있는 것은 봤지만, 냉장고 수평을 맞추기 위한 것으로 생각해 따로 내용물을 살펴 보지 않았고 돈다발은 제주의 구매자에게로 그대로 배송됐다.

경찰은 돈과 함께 붙어있던 메모장의 약국과 병원 이름을 토대로 해당 장소를 공통적으로 이용했던 사람을 추려 탐문 수사를 한 끝에 주인을 찾아냈다.

국과수는 봉투에 쓰인 메모 글자가 고인의 평소 필적과 동일할 가능성이 높다는 감정 결과를 내놨다. 돈 봉투에 기재돼 있던 병원 퇴원일자는 고인의 실제 퇴원일자와 동일했다.

유족인 자녀 3명은 모친이 돈을 보관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는 상태였다. 경찰은 고인 소유의 이 돈이 보험금 수령, 재산 일부 매도 등으로 형성된 것을 확인했다.

경찰관계자는 “돈은 고인이 마지막까지 간직해뒀던 사실상의 전재산이었다”며 “고인이 소중하게 간직해온 돈을 다시 유족에게 돌려주게 돼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발견된 돈은 유가족 3명이 나눠 갖게 된다. 돈다발을 발견해 신고한 A씨에게는 유실물 법에 따라 5~20%의 보상금이 주어진다. 돈은 현재 제주지역 모 은행에 보관돼 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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