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다시 틀었어요”… 1주일여 늦은 ‘지각 가을’ 왜?

추분 지났지만 여전히 여름 날씨
기상청 “아열대 고기압 확장 영향”
이번주 중반 지나야 가을 체감할 듯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넘은 3일 강원 강릉시 경포해변을 찾은 관광객들이 늦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뉴스

추분(9월 23일)이 지난 지 열흘 정도 됐지만 더운 날씨로 가을의 시작이 늦어지고 있다. 올해 가을은 과거 10년 평균에 비해 적어도 1주일이 늦춰져 이번 주 중반은 지나야 계절 변화를 체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3일 “기온과 기압계 패턴을 분석한 결과 아직 가을이 시작했다고 보기엔 이르다”고 분석했다. 기상청은 가을 시작점을 예상하지 않고 기온과 기압계 패턴으로 사후 날짜를 산출하는 방식을 적용한다.

기상청이 내부적으로 기준 삼는 ‘계절시작일 정의’에 따르면 가을의 시작점은 ‘일 평균 기온이 20도 미만으로 내려간 후 기온이 다시 상승하지 않는 첫 날’로 정의한다. 일 평균 기온이 20도 미만을 기록한 날이 있다고 해도 이후에 다시 일 평균 기온이 20도 이상으로 오르면 가을이 시작되지 않은 것으로 기상청은 판단한다. 반짝 더위가 나타나면 가을이 시작됐다고 보지 않는 셈이다.

현재 전국은 일 평균 기온이 20도 초반을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국 평균 기온이 20도 아래인 19.6도를 기록했지만 이후 같은 달 29일에는 21.2도(일 평균 최고기온 24.3도)를 찍은 뒤 현재까지 20~21도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 3일에도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일 최고기온 30도를 웃도는 더운 날씨가 나타났다. 강릉(32.3도), 대전(31.2도), 청주(30.6도)와 전주(31.5도), 군산(31도), 경주(31.5도), 포항(31.2도) 등은 관측 이래 10월 최고기온을 새로 썼다.

기압계 상황도 가을 시작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다. 덥고 습한 성격의 북태평양 고기압이 제주 아래 쪽으로 세력이 약해지는 동시에 북쪽의 차고 건조한 기압계가 한반도 전역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할 때 가을이 시작된다고 기상청은 보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현재 중국 남부에서 확장 중인 아열대 성질의 고기압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북쪽의 차고 건조한 공기가 우리나라로 내려오지 못해 기온이 낮아지지 않고 있다.

이런 흐름이 이어진다면 올해 가을은 예년보다 1주일 정도 늦은 ‘지각 가을’로 기록될 전망된다. 과거 10년(2011~2020년) 자료에 따르면 전국 평균 가을 시작일은 9월 29일이었다. 가을 시작일이 가장 빨랐던 강원 강릉(9월 20일)의 경우 올 가을은 최소 2주 이상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지난 1일 밤부터 2일 새벽 사이에는 중부 서해안을 중심으로 천둥 번개를 동반한 강한 비가 쏟아졌다. 짧은 시간 동안 집중적으로 쏟아진 10월 강수에 강풍특보까지 발효됐다. 기상청은 “강한 기압골이 우리나라 서해와 중부를 지나면서 강한 비구름이 발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휴 마지막 날인 4일에도 더운 날씨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국적으로 아침 최저기온은 14~22도, 낮 최고기온은 24~30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용일 기자 mrmonst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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