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처벌법 때문에 낙태 증가?… 산아제한 정책 짚고 넘어가야

[10대 양육자들 위한 성경적 성교육] <8>

생명주의 성교육 단체인 에이랩 아카데미 소속 청소년들이 지난달 25일 서울 서초구 사무실에서 태아 모형인 심콩이를 보급하기 위한 ‘에이랩송’을 녹화하고 있다.

기독교 성교육 현장에서 한 청년이 질문했다.

“한국은 낙태가 1953년부터 불법이었습니다. 그런데도 낙태가 합법인 국가보다 더 많은 낙태가 있었습니다. 낙태를 처벌하는 법 때문에 음지에서 더 적극적으로 낙태하다 보니 낙태 만연 국가가 됐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이 질문은 한국의 인구 조절 정책의 역사를 알지 못했기 때문에 나온 것이다. ‘어릴 때부터 피임 교육을 하지 않아서 한국이 낙태 천국이 됐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도 있다. 모두 인구 제한 정책과 낙태의 연관성에 대해 알지 못한 상태에서 나온 주장이다.

청소년에게 국내 낙태 상황을 이야기하면 은연 중에 ‘살인하지 말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만홀히 여기고 있었음을 알게 된다. 내면 깊숙이 스민 죄를 직면하고 회개의 시간을 가지는 것은 모든 성도에게 필요하다.

한국은 1960년대 구체적인 산아제한 정책을 시행했다. ‘덮어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1961) ‘알맞게 낳아서 훌륭하게 키우자’(1961~1965) ‘3·3·35운동(3명의 자녀를 3년 터울로 35세까지만 낳자)’(1966) 등이 60년대 산아제한 정책 구호였다.

그러다 70년대부터 3명도 많다는 주장을 펼치기 시작했다. ‘딸·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1973), ‘둘만 낳아 잘 길러 1000불 소득 이룩하자’(1973)와 같이 자녀를 두 명까지만 낳을 것을 종용하는 표어가 등장했다.

80년대에 들어서는 ‘무서운 핵폭발, 더 무서운 인구폭발’ ‘낳을 생각하기 전에 키울 생각 먼저 하자’ ‘하나 낳아 젊게 살고 좁은 땅 넓게 살자’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부럽지 않다’ ‘사랑으로 낳은 자식, 아들·딸로 판단 말자’와 같이 위협적인 산아제한 구호까지 등장했다.

85년은 ‘대한민국 인구가 4000만명을 넘어서 매우 위험하게 됐다’는 취지의 신문 광고까지 등장했다. 산아제한을 해야 인구폭발도 막고 가난도 막는다는 인식이 극단적으로 드러난 것이다. 심지어 산아제한을 하기 위해 셋 이상을 낳은 가정에 모욕주기도 서슴지 않았다. 당시 대한가족계획협회는 일간신문에 “셋부터는 부끄럽습니다, 우리 어린이들이 가족계획을 알고 있습니다. 지금은 하나 아니면 둘인 시대, 셋이면 부끄러워합니다”라는 광고를 냈다.

이 일련의 과정에서 적극적인 산아 제한을 위해 피임을 넘어 낙태를 눈감아주는 분위기가 만연해졌다. 즉 종이호랑이 같은 낙태 처벌법이 존재할 뿐 실질적으로는 낙태를 방임하는 것을 넘어 오히려 낙태를 적극적으로 권장했다.

당시 많은 국민이 낙태를 선택했다. 낙태해야 인구 폭발을 막고 낙태를 통해서 대한민국이 발전한다고 생각했다. 집단적인 낙태 옹호 현상을 보인 것이다. 83년 신문광고에 ‘인구폭발 방지 범국민 결의 캠페인’엔 이런 문구가 실렸다.

“7월 28일로 우리나라 인구는 4천만을 넘어섭니다. 세계에서 3번째로 복잡한 나라, 이는 결코 자랑이 될 수 없습니다. 점점 심해지는 취직난, 교통지옥, 주택 부족, 환경오염, 질병의 증가 등등 이 모두가 사람이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렇습니다. 이제 폭발적인 인구증가는 우리가 행복하게 살아가는데 가장 큰 적이 됐습니다.”

정부의 적극적인 산아제한 정책은 출산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50년대 6.3명이던 출산율은 60년대 6.0명으로 떨어졌고, 70년대 4.5명, 80년대 2.8명, 94년에는 1.6명까지 하락했다. 결국, 산아제한 정책이 도입된 지 32년 만인 94년 정부는 산아제한 정책을 포기했다.

그러나 산아제한 정책은 여전히 관성의 법칙이 작용하고 있다. 국가가 출산 장려 정책으로 방향을 틀었음에도 출산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해서 2008년 1.2명, 2018년에는 0.98명까지 추락한다. 이제 우리 사회는 인구절벽을 걱정하는 상황까지 왔다. 인구절벽이 경제·문화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다.

최근 한 자녀만 있는 가정을 대상으로 동생 낳아주기를 독려하는 캠페인이 등장했다. 둘째를 낳아줘서 함께 커 가며 함께 배우는 평생의 단짝을 만들어 주자는 ‘아이 좋아 둘이 좋아’ 캠페인이다.

기독 양육자는 자녀에게 이런 배경을 알려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는 낙태 처벌법이 있어서 오히려 낙태가 증가했다는 황당한 주장을 반박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한 인간의 생명을 대하는 태도가 물질적 풍요와 편의를 위해 좌지우지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을 공고히 하기 위해서다.

프란시스 쉐퍼는 “태중의 자녀를 부모가 죽이는 것에 동의하는 사회에서 벌어지지 못할 무슨 일이 있겠는가”라고 탄식했다.

기독교 양육자는 잘못된 낙태정책이 이 땅에서 어떻게 진행됐는지 통찰하고 알려야 한다. 그리고 철저한 생명주의 교육을 해야 한다.

한국가족보건협회 김지연 대표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문서선교 후원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