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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시평] 긴축의 시대, 달라진 국면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


돈의 이동이 시작된다. 돈이 풀렸던 시대에서 돈이 거둬지는 시대로의 전환이 시작됐다. 즉 완화의 시대에서 긴축의 시대로의 전환이 시작된 것이다. 2020년 팬데믹 경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유례없는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유동성을 공급했다. 2021년 들어 세계 경제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이제 고물가(인플레이션), 자산 버블, 부채 누증 등과 같은 다른 경제 문제들을 마주하게 됐다.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하는 만큼 통화정책의 전환이 있을 수밖에 없다. 미국의 테이퍼링과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되다시피 한 만큼 긴축의 시대로 전환되는 시점에 그 경과와 파급 영향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생겼다.

통화정책 정상화는 곧 경제 회복의 자신감을 뜻한다. 2020년 2분기 미국의 실질 경제성장률은 31.2%(전기 대비 연율)까지 떨어졌지만, 2021년 2분기에는 6.5%로 성장하면서 팬데믹 이전(2019년 4분기)의 경제 규모를 회복했다. 올해 하반기 연방준비제도(연준)는 테이퍼링에 대한 논의를 진전시키고, 시장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그널을 주기 시작했다. 연내에는 테이퍼링 시작 시점과 자산 매입 축소 규모 등을 공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말 혹은 내년 초 테이퍼링이 이행되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언제 기준금리를 인상하나. 기준금리는 시대적 결정이다. 기준금리 인상은 곧 완화의 시대에서 긴축의 시대로 전환되는 것을 의미한다. 시대에 대한 규명, 곧 국면이 전환되는 것이다. 즉 기준금리의 변화는 기조적 변화를 뜻한다. 지난달 인상하고 이달 인하하는 ‘이랬다 저랬다’ 하는 결정이 아니다. 마치 비행기가 이륙하면 상당 기간 비행하고 한 번 착륙하면 상당 기간 체류하는 것과 같이 말이다.

파월 연준 의장의 마음이 급해졌다. 인플레이션 현상이 일시적인 일로 끝날 줄 알았는데, 예상외로 장기화할 우려를 제기했다. 중국의 전력난이나 반도체 공급 대란, 신흥국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원자재 수급 차질 등으로 2021년 공급망 병목 현상이 발생했고 이는 강한 물가 상승으로 이어졌는데, 연내에 해소되지 못하고 2022년까지 장기화할 것으로 진단하기 시작했다. 물가 안정을 통화정책의 주요 고려 요인으로 인식하기 시작한 연준은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앞당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백신 접종률, 델타 변이 및 돌파 감염 등과 같은 예측할 수 없는 변수가 존재하지만, 현재 기준에서는 테이퍼링이 종료되는 2022년 하반기에 두 차례 정도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의 경우 올해 하반기에 탄탄한 경제 회복세가 진전되고 있고, 가계부채 누증이나 테이퍼 텐트럼(긴축 발작) 등과 같은 금융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8월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인상했다. 거리두기 단계 조정 및 델타 변이 등과 같은 변수가 있지만, 지금과 같은 흐름이 유지된다고 했을 때 2022년에도 두 차례 정도의 인상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통화정책 당국의 중립성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된다. 한국은행의 머릿속이 가장 복잡할 것이다. 가장 혼란스러운 이른바 ‘금리 딜레마’에 처할 것이다. 경기 부양만을 고려한다면 적극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하지 않겠지만, 외국인 자금 유출이나 금융 불균형 등을 고려하면 이를 지체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기준금리를 성급하게 인상하면 경제 회복세가 다시 꺾이고 자산 버블 붕괴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더구나 2022년 정치적 격변기와도 맞물리기 때문에 정치적 중립성과 정부로부터의 독립성을 유지하며 국내외 국면 전환에 걸맞은 최적의 통화정책을 내려줄 필요성이 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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