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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미국, 국가 부도의 날

박현동 논설실장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지난달 28일 ‘국가 부도’를 경고했다. 미 의회가 연방정부 부채 한도를 높이거나 유예하지 않으면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 즉 국가 부도에 빠진다는 것인데, 1997년 국가 부도를 경험했던 우리에겐 섬뜩하게 다가온다. 위기 극복을 위해 투입했던 막대한 재정 지출 등이 부메랑으로 작용한 것이다. 일각에선 기축통화인 달러를 찍어내면 될 것 아니냐고 하는데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

미국은 정부 부채의 상한을 법으로 정해 놓는다. 법정 부채 한도는 22조 달러 수준인데 현재 이를 초과한 상태다. 2019년 설정된 한도인데 한동안 유예됐다가 지난 8월 부활됐다. 이 때문에 더 이상 빚을 못 내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정부는 지금까지 각종 비상조치를 통해 연명해 오고 있는데 옐런은 이마저도 데드라인이 18일이라고 했다.

미국 회계연도 시작일은 10월 1일이다. 국가 부도 우려가 커지자 미 의회는 지난달 30일 임시지출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셧다운은 가까스로 피했다. 하지만 임시방편일 뿐이다. 부채 한도를 상향 조정하는 데 실패하거나 유예하지 못하면 국가 부도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피할 수 없다. 개인이 빚을 갚지 못하면 파산하듯 국가도 빚을 갚지 못하면 파산한다. 즉 신용불량 국가가 된다. 더욱이 미국이 국가 부도를 맞는다면 그 후폭풍은 상상을 초월한다. 종국적으로는 부도를 면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호사가들은 미국 국채 가격 하락과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여의도 증시의 위축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한다. 이를 의식한 것인지는 명확지 않으나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지난달 30일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회색 코뿔소’를 언급했고, 앞서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퍼펙트 스톰’을 대비하라고 경고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도 무리한 대출은 밀물 때 갯벌로 들어가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국가 부채 1000조원, 가계빚 1800조원이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아무리 빚낸 놈이 발 뻗고 자는 세상으로 변했다고 하지만 공짜 점심은 없다.

박현동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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