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에너지바우처 사용률 감소에도, 정부 나몰라라

기후·노인 특성이라며 대응 안해
고독사 많은 1인가구엔 독촉문자만


현 정부 들어 노인과 장애인 등 취약계층 냉·난방비 부담을 덜기 위해 도입된 에너지바우처의 1인 가구 사용률이 감소세다. 바우처 지급 대상이지만 신청하지 않거나 바우처를 지원받고도 사용하지 않는 사례가 늘었다는 얘기다. 정부는 이런 사용률 감소를 단지 기후 영향과 노인 특성으로만 보고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어 문제라는 지적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5일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에게 제출한 에너지바우처의 가구원수별 집행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인 가구의 에너지바우처 사용률은 79.1%로 87.5%였던 2017년보다 8.4% 포인트 감소했다. 1인 가구의 바우처 사용률은 2018년 83.4%, 2019년 78.0%로 계속 감소세를 보이다 지난해 소폭 증가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소득이 감소한 취약 계층이 사용을 다소 늘린 것으로 보인다. 2인 이상 가구의 사용률과 비교해도 1인 가구의 바우처 사용률은 낮다. 지난해 2인 가구와 3인 이상 가구의 에너지바우처 사용률은 각각 86.2%, 90.8%였다.

2015년부터 시행된 에너지바우처는 취약계층의 냉·난방비, 전기요금 등 에너지 비용 부담을 덜기 위해 일종의 정부 지원 무상 쿠폰이다. 기초생활수급자로 한정되고, 세대원 중 노인, 장애인, 영유아, 임산부, 중증질환자 등이 있어야 대상이 된다.

바우처 지급 대상 중에서도 1인 가구는 고독사 우려가 있기 때문에 공공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그러나 바우처 지원 기관인 한국에너지공단이 바우처 사용률이 낮은 1인 가구에 대해서 조치한 것은 고작 빨리 사용하라는 안내 문자메시지 발송뿐이었다. 휴대전화 사용이 익숙지 않은 노인에게는 문자메시지 발송만으로는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1인 가구의 사용률 저조와 관련해 에너지공단 관계자는 “(지급 대상) 1인 가구 대부분이 좁은 집에 살다 보니 냉·난방 필요면적이 적고 노인 비율이 높다. 노인들이 보통 난방비 아끼는 게 습관이 돼서 바우처 지원을 해도 사용량이 저조한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지난 5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바우처 사용률 저조는 기후 변화에 따라 여름은 덜 덥고 겨울은 덜 추운 기후가 작용한 영향으로 알고 있다. 사용률 저조 가구를 특별관리대상가구로 지정하고 ‘찾아가는 콜센터’ 등을 통해 사용률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구체적 방안은 내놓지 않았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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