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뼈아픈 기독교 역사… 깊이 통감하고 회개했는가

[아직 끝나지 않은 문제 신사참배] <1> 왜 다시 신사참배 문제인가

조선총독부의 어용단체인 국민정신총동원조선전매연맹에서 조선인들에게 신사참배를 요구하기 위해 만든 전단지. 앞면 상단에 일장기가 있고 한자로 신사참배(神社參拜)가 인쇄돼 있다. 일제는 황국신민으로서 황운의 기원을 위해 신사나 자택에서 정해진 시간에 기원할 것을 요구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제공

신사참배 문제는 우리 한국 기독교 역사 가운데서 가장 뼈아픈 역사다. 그러나 해방이 되고 76년이 지나다 보니 벌써 아련한 옛이야기처럼 되어 버렸다. 그래서 한국 기독교인 가운데는 이 문제를 별로 대수롭지 않은 일로 생각하거나, 혹은 이미 다 지나간 과거 역사, 또는 이미 다 해결된 문제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에게는 신사참배 문제를 다시 다루는 일들이 ‘굳이 다 지난 일을 이제 와서 왜 다시 거론하나’라는 느낌으로 다가올 것이다.

실제로 필자도 이 문제에 대해 그렇게 큰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했다. 신학교에서 신사참배에 대해 배울 때도, ‘과거 한국교회가 일제의 총칼의 압력에 굴복해 잘못된 결정을 했고, 신사에 가서 절을 했구나’라는 정도로만 생각했다.

그러다가 우연히 신사참배와 관련된 자료를 접하면서 당시 신사참배가 그저 국민의례 시간에 신사에 절하는 정도의 의미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것은 성경 사사기 시대의 이스라엘 민족의 죄에 필적할만한 배도 행위였다.

이 사실을 접한 순간 받았던 충격은 이루 말로 설명할 수 없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뒤 얼마나 뼈저린 회개가 이루어졌는지를 찾아보니, 한국교회에서는 제대로 된 회개는커녕 신사참배에 대한 올바른 교육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알게 됐다.

우리는 저 사사 시대의 이스라엘 백성의 죄가 얼마나 큰 것인지는 잘 안다. 그러나 그것이 막상 우리의 문제가 되었을 때 그렇게 느끼지 못한다. 왜 그런 것일까. 나름대로 몇 가지 이유를 생각했다.

첫째는 아직도 신사참배가 얼마나 큰 배도 행위였는지 잘 모르는 성도가 많다는 것이다. 일반 성도들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목회자 가운데서도 신사참배와 관련해 어떤 일이 이루어졌는지 잘 모르는 분들이 많다. 이것은 신학교에서 신사참배에 대해 대략적으로만 가르칠 뿐 구체적으로 가르치지 않는 데서 기인한다. 목회자부터 문제의식이 없으니 성도에게 가르쳐 줄 수 없는 것이다.

한번 생각해 보자. 만일 이런 상황에서 그와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난다면, 우리 한국교회는 어떻게 대응할까. 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다면 그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이 있다. 이처럼 한국교회는 또다시 비슷한 잘못을 되풀이할 가능성이 크다.

둘째, 회개에 대한 이해가 잘못돼 있다는 것이다. 신사참배의 죄를 회개하자고 하면 몇몇 분들은 ‘우리가 짓지 않은 죄를 왜 회개해야 하느냐’ ‘죄를 몇 번이나 회개해야 하느냐’는 반론을 제기한다. 그러나 다니엘은 하나님으로부터 의인으로 인정받은 사람이었지만 오히려 나라와 민족의 죄를 자신의 죄로 알고 회개했다. 또 느헤미야는 바벨론 포로기의 후세대였지만, 몇 대 전에 이뤄진 나라와 민족의 죄에 대해 또다시 회개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죄를 지은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민족의 죄를 나의 죄로 알고 회개하는 것이 바로 선지자와 목회자들이 해야 할 일임을 보여준다.

셋째, 이 문제가 아직도 완전히 끝나지 않았음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교회는 이 문제에 진정으로 회개한 적이 별로 없다. 또 총회에서 몇 번의 회개 시간이 있었다고는 하나, 이는 몇몇 목회자들의 회개일 뿐이다. 모든 목회자와 한국교회 성도들의 회개는 아직 한 번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일제강점기 시절 7년 이상 대부분 한국교회에서 행해진 그 수많은 죄악이 몇몇 목회자의 회개로 덮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목회자 중에 ‘남북 분단은 영적으로 봤을 때 신사참배의 죄 때문에 발생했다’고 주장하는 분들이 있다. 필자 역시 이 주장에 동의한다. 만일 이 해석이 맞는다면 통일되기 전까지는 이 문제는 아직 끝난 게 아니다. 하나님은 여전히 우리의 회개를 기다리고 계신다고 믿는다. 이런 의미에서 한국교회의 신사참배 문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우리는 신사참배의 배경과 과정, 그리고 구체적으로 신사참배와 관련해 어떤 배도가 행해졌는지 먼저 살펴봐야 한다. 그리고 신사참배에 대해 어떤 회개가 이뤄졌으며, 왜 지금 다시 이 죄에 대한 회개가 필요한지 살펴봐야 한다.

앞으로 한국교회가 신사참배의 죄에 대해 깊이 통감하고 애통하는 마음으로 주님께 회개했으면 좋겠다. 하나님이 한국교회를 다시 싸매시고 고쳐주시는 그 은혜를 경험하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오창희 목사
약력=경북대 철학과 졸업, 서울대 대학원 철학과 석·박사, 총신대 신대원 졸업, 서울 흰돌교회 목사, ‘아직 끝나지 않은 문제, 신사참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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