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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자네, 끝까지 적극행정 해봤어?”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자네 끝까지 해봤어?” 산업화를 이끈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유명한 어록이다. 공직사회에도 이 말이 적용될 수 있을까. 공직사회는 예측 가능한 규정에 따라 움직인다. 규정의 준수 여부, 즉 적정 절차(Due Process)가 행동의 정당성을 결정한다. 하지만 이제는 규정이 나열된 문서가 충분한 해법을 주지 못한다. 행정 환경은 어제와 오늘이 다르며, 내일을 예측하는 것이 쉽지 않다. 각종 이해관계는 다양하게 충돌한다. 규정 준수 여부를 중점적으로 보는 감사의 부담은 여전하다.

2019년 2월 문재인 대통령은 공직사회의 적극행정을 지시했다. 같은 해 3월부터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사전 면책제도 신설, 사후 면책 확대, 인센티브 강화, 소극행정 관리 등 기존에 없던 ‘적극행정 종합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2년여의 세월이 흐른 지금 공직사회의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나고 국민이 칭찬하는 우수 사례도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다.

먼저 적극행정 제도로 면책을 보장받고 과감하고 신속하게 문제를 해결했다. 2020년 봄 공적마스크 공급이 계약 절차 규정으로 늦어졌다. 이에 공무원들은 적극행정위원회를 통해 사전 면책을 보장받고 규정을 뛰어넘어 수의계약으로 신속히 처리했다. 이러한 방식으로 2019년 1226건, 2020년 1957건의 쟁점 현안을 즉각 해결했다. 당초 규정 때문에 ‘노(NO)’했을 사안을 적극행정 제도로 국민 입장에서 ‘오케이(OK)’한 것이다.

두 번째는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시도다. 80일 걸리는 코로나19 진단키트 사용허가를 긴급사용 승인제도로 7일 만에 풀고 현장에 투입했다. 승차진료와 워크스루 등 해외에서 벤치마킹하는 창의적 검사법도 개발했다. 재난지원금을 카드사와 연계해 한 달 만에 98%를 집행했다. 지방자치단체의 과감한 도전으로 미국 아마존에 ‘전남 브랜드관’이 개설되고 116만 달러어치를 수출했다. 경북 포항의 활어회 드라이브스루 판매는 어업인들에게 큰 힘이 됐다.

세 번째는 긴밀한 협업이다. 올해부터는 잠자던 카드포인트를 손쉽게 현금으로 돌려받는다. 이미 1866만건, 금액으로는 2097억원이 국민의 주머니로 돌아갔다. 매년 1000억원 이상의 카드포인트가 소멸되는 것을 해결하기 위해 금융위원회, 여신협회, 금융결제원, 카드사가 만든 성과물이다.

적극행정은 공직사회의 묵은 행태와 인식, 문화를 바꾸는 일이다. 국민의 따뜻한 격려와 따끔한 충고, 공직자들의 노력과 열정, 그것을 이끌어주는 제도가 중요하다.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그럼에도 국민이 “요즘 공무원들 참 많이 달라졌다”며 큰 박수를 칠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자네 끝까지 해봤어?”라는 물음으로 경제 발전을 이끌었던 정 회장처럼, 공직자들도 “끝까지 적극행정 해봤어?”라고 끊임없이 되물으며 국민을 위한 더 나은 행정을 만들어 나가길 기대한다.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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