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년 ‘믿음의 반석’ 잿더미로… 복구 손도 못 대

충주 소태교회 7000만원 피해

김윤규 담임목사가 6일 충북 충주 소태교회에서 화재로 불에 탄 예배당을 망연자실하게 바라보고 있다.

“74년 역사를 가진 교회입니다. 하나님께 맡겨드리는 것밖에는 아무런 대책이 없습니다.”

소태교회 김윤규(67) 담임목사는 화재 현장을 둘러보는 내내 비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예배당에는 시커멓게 불에 탄 강대상과 장의자, 타다 만 성경책과 집기 등이 화재 당시의 처참함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충북 충주에 있는 소태교회는 지난달 27일 발생한 화재로 예배당과 사택 132㎡(약 40평) 공간이 불탔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소방당국 추산 7000만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6일 교회에서 만난 김 목사는 “새벽 기도를 드리던 중 교회 천장에서 스파크가 일어나며 불길이 삽시간에 번졌다”면서 “교회 내 소화기로 불을 끄려고 했지만 장기간 혈액투석을 받은 팔을 들 수 없어 초동 대응에 실패했다”고 설명했다. 불은 10분 만에 교회와 사택을 태운 뒤 출동한 소방관들에 의해 진화됐다.

그리스도교회협의회(회장 김홍철 목사) 소속으로 1947년 설립된 소태교회는 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이다. 서울기독대학교에서 선교학 박사학위를 받은 김 목사는 22년 전 소태교회에 부임했다.

그는 왕복 4시간 거리의 평택항을 오가며 외국인 선원과 주한미군, 이슬람인, 국내 외국인 유학생을 상대로 자비량 사역을 해왔다. 말기 신부전으로 5년 전 신장이식을 받고 일주일에 3회씩 혈액투석을 받으면서도 사역을 이어왔다.

하루아침에 터전을 잃은 김 목사와 유난영 사모는 마을 주민들의 배려로 마을회관에서 지내고 있다. 누수로 벽면 곳곳엔 곰팡이가 피었고 바닥은 난방이 되지 않아 전기장판에 몸을 의지하고 있다. 식사는 인근 식당과 주민들이 가져다준 음식으로 대신하고 있다.

열악한 재정 여건에 복구 작업은 시작조차 못 했다. 성도 대부분이 고령인 데다 산골 마을에서 자원봉사자를 구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3일 마을회관 내 식당에서 주일 예배를 드린 김 목사 부부와 6명의 성도는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교회를 위해 기도했다.

김 목사는 “실족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소태교회를 통해 새 일을 행하실 하나님에 대한 기대감이 더 크다”면서 “다시 교회가 세워지는 모습을 보면서 마을에 믿지 않는 사람들이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하루빨리 성도들과 안정된 공간에서 다시 뜨겁게 하나님을 예배하며 복음 전하는 사역을 이어갈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말했다.

충주=글·사진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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