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한 적도 없으면서!” 홍남기 양도세 중과 발언 뭇매

“세금 중과 철회·세율 한시적 인하”
정부 “세금 완화땐 투기 수요 자극”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6일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최근 부동산 시장 안정 대책으로 거론되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완화와 관련해 “지난해 양도세 중과 유예를 6개월 이상 뒀다. (다주택자의) 양도세를 인하해도 매물이 나올지 연관성이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양도세 중과를 철회하거나 인하할 계획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런데 이 발언을 두고 부동산 시장에서는 “‘중과 유예’와 ‘인하’는 엄연히 다른 개념인데 인하를 해본 적도 없으면서 경제부총리가 효과를 단정 짓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현 정부 출범 이후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상한선은 두 번 인상됐다. 그때마다 유예기간을 뒀을 뿐, 세율이 인하된 적은 없다.

양도세는 소득세법에 따라 양도차익(과세표준)에 따라 기본세율 6~45%를 적용받는다. 정부는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겠다며 2017년 8·2 대책에서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를 10~20% 포인트 중과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그런데도 시장이 안정되지 않자 지난해 7·10 대책에서 다주택자에 대해 10% 포인트씩 추가 중과하는 방안을 발표하면서 올해 6월까지 유예기간을 뒀다.

중과 유예기간이 지나면 3주택자의 경우 최대 75%에 이르게 되는 만큼 그 전에 팔라는 신호를 보낸 것이지만, 시장 반응은 정부 기대와 딴판이었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2주택 이상 보유자의 주택 매매거래량 현황’에 따르면 7·10대책 이후인 지난해 7월부터 올 6월까지 다주택자의 서울 아파트 매도 건수는 직전 1년 대비 37%나 감소했다. 경기도에서도 같은 기간 12.4%가 줄었다.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를 했지만 결국 매물 잠김 현상만 심해진 것이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이미 양도세 중과를 한 상태에서 일정 시간이 지나면 ‘중중과’하겠다고 예고한 것과 양도세 인하가 어떻게 같으냐”고 꼬집었다.

양도세를 둘러싼 시장과 정부의 시각은 사실상 정반대에 가깝다.

시장에서는 현 정부 들어 과도하게 오른 다주택자의 양도세 부담이 오히려 매물 출회를 막아 시장 불안을 일으켰다고 본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올해와 내년 신축 주택 입주 물량이 줄기 때문에 시장을 안정화하려면 양도세 중과를 철회하거나 한시적으로 세율을 낮춰 기존 주택의 공급이라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정부는 양도세 완화가 ‘부자 감세’ 논란을 일으키거나 조세 정의에 반한다는 점을 부담스러워 한다. 홍 부총리의 발언도 이런 기류를 대변한 것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양도세를 완화한다 해도 그로 인해 거둔 차익으로 또 다른 부동산에 투자하는 등 투기 수요가 불붙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도 “다주택자 추가 중과가 시행된 지 반년도 안 된 상태에서 이를 뒤집는 건 정책 일관성 측면에서 또 다른 논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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