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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포커스] 독일 통일의 참 교훈 Ⅲ

홍현익 국립외교원장


필자는 연초 칼럼에서 독일 통일의 교훈으로 보수 정부도 포용·협력 정책을 계승한 것이 결정적이었고, 미국의 협력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의 지지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또 천문학적 통일 비용을 줄여 대박 통일이 되려면 호혜적인 교류·협력을 통한 북한의 개혁·개방과 소득 증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몇 가지 추가적 함의를 제시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정형곤 박사에 따르면 서독은 1957년 로마조약에서 동서독 내독거래를 인정받아 동독이 서독에서 자본재와 중간재를 수입·가공해 무관세로 수출하도록 도와줌으로써 결과적으로 동독의 동유럽 사회주의권 의존을 줄이고 서독과 서유럽 국가들에 의존하게 했다. 우리도 남북한 간 호혜적인 경협을 진흥해 북한이 중국보다 한국을 믿고 의지하도록 해야 한다.

충남대 김학성 교수에 따르면 서독 지도부는 국제정치 역학구조상 조속 통일의 어려움을 실감하고 인구나 경제면에서 동독보다 월등하지만 동독이나 소련·동구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통일정책’이라는 단어를 공식적으로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통일준비위원회를 설치했지만, 흡수 통일을 연상시켜 북한의 반발만 산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통일을 외치기보다 분단을 평화적으로 관리하고 ‘분단 비용 최소화’를 지향하는 것이 현명하다.

강릉원주대 이동기 교수에 따르면 1972년 동서독 기본조약 체결에 기민·기사 보수 우파 정치세력이 반대했지만, 국민이 사민·자민 연합을 지지해 의회가 비준하고 헌법재판소가 이를 승인함으로써 기본조약이 법적·정치적·대중적으로 확고한 지지기반을 형성하고 동서독 관계를 안정시켰다. 이는 결국 보수 기민련 출신의 헬무트 콜 총리가 실용주의적 동방정책을 계속 확대하는 기반이 됐다. 콜 총리는 동방정책 반대자이자 당내 경쟁자인 프란츠 요셉 슈트라우스가 오히려 대동독 경제 지원을 시행하는 것을 도와주기 위해 1983년과 84년에 슈트라우스의 대동독 차관 제공을 지지해 주었다. 우리도 남북기본합의서나 판문점 선언을 국회가 비준한다면 보다 안정적으로 남북 관계를 운용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 교수에 따르면 서독 인권정책도 합목적적이었다. 서독의 지도자들은 이데올로기적이고 적대적인 인권정책은 적대적 긴장만 초래하고 고통과 곤경에 처한 동독 주민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안 된다고 보아 1969년부터 통일될 때까지 인권과 평화 병행정책을 추진했다. 평화와 인권의 선후 관계를 따지기보다 규범적이고 선언적인 차원에서 인권 문제를 반복 제기하며 상황을 감시·추적하면서도 동독 정권과 화해·협력 및 다양한 영역의 공동 사업을 꾸준히 확대하고 심화시켰다. 우리도 북한 주민들의 실제적 인권 개선을 중시해 최우선으로 생명권 보호 차원에서 조건 없이 의약품과 식량을 지원하고, 국제사회에서 북한 정권을 망신주는 것은 지양하며, 남북 대화를 통해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당당히 인권 개선을 요청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끝으로 건국대 김계동 교수에 따르면 6·25 당시 북한 지역을 점령했어도 유엔총회 결의안에 따라 유엔(UNCURK) 관리하에 총선을 통한 북한 주민의 선택이 북한 지역의 향배를 결정지었을 것처럼 향후 북한의 미래도 결국 북한 주민의 선택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동독 주민이 서독의 사회경제 체제를 동경해 독일연방 가입을 선택했듯이 우리가 시장경제와 민주체제의 평화통일을 바란다면 남북 교통과 인프라를 연결하고 교류·협력을 추진해 북한을 개혁·개방시키고, 북한 주민들이 동경하는 매력적인 사회경제 체제를 만들면서 그들의 마음을 잡는 대북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다.

홍현익 국립외교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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