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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깐부와 국민의힘 경선판

오종석 논설위원


깐부는 친한 친구, 짝꿍, 동반자 등을 뜻하는 은어·속어다. 깜보, 깜부, 가보(갑오) 등 지역마다 발음이 약간씩 다르다. 어원으로는 일본어 ‘카부나카마(株仲間)’ 중 ‘카부(株)’에서 비롯됐다는 얘기가 있다. 카부나카마는 일본 에도시대 도매상인들의 동업자 카르텔을 가리키는 말인데, 여기서 카부는 지분을 공유하는 동업자라는 뜻이다. 이 용어가 일제강점기 한국에 들어와 변형됐다는 것이다. 또 미국에서 소규모 음악 밴드를 뜻하는 단어인 ‘캄보(combo)’가 한국 내 미8군을 통해 민간에 퍼지면서 비슷한 발음이 사용되기 시작했다는 얘기도 있다. 친구 사이의 깊은 우정을 뜻하는 고사성어 관포지교(管鮑之交)의 관중과 포숙아를 뜻하는 ‘관포’의 발음에서 유래했다는 설까지 있다.

깐부는 최근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 등장인물 중 한 명이 “우리는 깐부잖아. 깐부끼리는 니꺼 내꺼가 없는 거야”라고 말하면서 화제가 됐다. 이 깐부라는 단어가 국민의힘 대권 주자로 치열하게 선두 다툼을 벌이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 사이에도 소환됐다. 윤 전 총장은 지난 10일 SNS를 통해 “홍 선배님! 우리 깐부 아닌가요”라며 “치열하게 경쟁은 하되 품격 있게, 동지임을 잊지 말자”고 말했다. 그러자 홍 의원은 “깐부는 동지다. 동지는 동지를 음해하지 않는다. 나는 팩트 외에는 공격하지 않는다”라고 반박했다. 앞서 홍 의원은 “여당 후보는 대장동 비리 주범으로 조사를 받아야 하고 야당 주요 후보도 똑같이 장모, 부인, 본인 모두 조사를 해서 자칫하면 감옥에 가야 하는 그런 범죄공동체들이 돼 버렸다”라고 윤 후보를 저격했다. 그러자 윤 전 총장 캠프는 “자신의 머리와 입부터 세탁하기를 바란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처럼 감정 섞인 막말이 오가는 것을 보면 경선 이후 정권교체를 위해 진정 함께하는 동지가 될 수 있을지, 그야말로 깐부가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오종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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