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뒷담] 누명 벗은 상하이 주재관의 반면교사

근태불량 신고하자 갑질 역징계
행정소송으로 뒤늦게 명예회복


부하 직원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혐의로 본국 소환이라는 중징계까지 받았다가 명예를 되찾은 상하이총영사관 소속 주재관 사례가 관가에서 회자되고 있다. 해당 주재관은 행정소송을 통해 누명을 벗은 뒤 중국 현지로 복귀했다. 재외공관 파견을 나가는 공무원 누구나 일면식조차 없는 직원들과 일하며 겪을 수 있는 상황이란 점에서 주목할 만한 사례로 꼽는다.

산업통상자원부 과장급 공무원인 A씨는 2019년 9월 상하이총영사관 소속 주상하이문화원장으로 취임했다. 원장 부임 이후 2명의 행정직원이 모두 연간 110일 이상 상습적으로 지각하면서도 비상식적인 초과근로 수당을 타간 점을 발견하고 이들의 징계를 문화원의 상급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에 건의했다. 그러자 해당 직원들이 A원장을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했다. 외교부는 내사를 한 뒤 정작 A원장을 지난 3월 해임 조치했다.

외교부 징계 조치에 제동을 건 것은 법원이었다. 지난 6월 서울행정법원은 징계에 대해 집행정지를 신청한 A원장의 손을 들어줬다. 징계 사유가 될 정도로 직장 내 괴롭힘을 했다고 판단하지 않은 것이다. A원장은 이후 지난 7월 문화원장으로 원대복귀했다. 행정직원들의 비상식적인 행동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한 뒤 1년 가까이 출근하지 않은 채 월급과 상여금 약 5000만원을 지급받은 사실이 지난 4월 언론을 통해 밝혀졌다. 정부는 뒤늦게 이들에 대한 내사에 나섰고 A원장이 복귀한 이후 행정직원들을 해임했다.

재외공관 파견 경험이 있는 공무원들은 이를 희귀한 사례라고 입을 모은다. 외교부의 눈에 잘 닿지 않는 곳이 많다 보니 명확히 시비가 가려지지 않는 경우가 다수라는 것이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감사원 자료에 따르면 167개 재외공관 중 10년 이상 감사를 받지 않은 곳은 37곳(22.2%)에 달한다. 한 정부 관계자는 10일 “재외공관 운영 과정에서 불거지는 논란의 진위를 가려낼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