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로운 동행으로 모두에게 희망 주는 교단 될 것”

[신임 총회장에게 듣는다] ② 예장합동 - 배광식 울산 대암교회 목사

배광식 예장합동 총회장이 제106회 총회 다음 날인 지난달 14일 울산 대암교회에서 새 회기 목표를 밝히고 있다. 울산=신석현 인턴기자

배광식(67)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총회장은 ‘함께’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교회와 목회자들이 한마음이 돼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제106회기 총회 주제도 ‘은혜로운 동행’으로 정했다. 배 총회장은 11일 “지친 목회자, 기도의 제단이 깨진 교회, 정의를 잃은 사회에 희망을 주는 교단이 될 것”이라는 목표를 밝혔다. 배 총회장은 지난달 13일 예장합동 제106회 총회에서 총회장에 추대받았다.

제106회 총회 개회 직전까지 찬반 논란이 극렬했던 ‘세계복음주의연맹(WEA)과 교류 건’에 대해 결론을 유보한 것도 나눠진 마음을 하나로 모으자는 의중이 담겼다. 배 총회장은 “개인적으로는 WEA에 신학적인 문제가 있다는 소견이다. 하지만 이 건이 점차 정치적 싸움으로 변질하고 진영 논리화되는 것은 문제”라며 “코로나19로 교회가 어려운데 예민한 신학적 문제 때문에 목회자의 마음이 상하고 총회가 균열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불필요한 논쟁을 자제하기로 결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총회 폐회 후 임원회 첫 공식 일정을 낙도교회 방문으로 정한 것 역시 ‘은혜로운 동행’의 일환이었다. 배 총회장은 지난달 27~28일 임원들과 함께 전남 완도군 금당도와 경남 창원 우도를 방문하고 현지 목회자들을 만났다. 임원들은 현지 목회자들과 함께 예배한 뒤 격려금을 전달했으며, 그들의 고충을 함께 들었다.

“현장에서 보고 들은 낙도교회 목회자들의 어려움을 바탕으로 앞으로 총회가 이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만들 계획입니다. 미자립교회, 농어촌교회가 희망을 품고 사역할 수 있도록 총회가 적극적으로 돕겠습니다.”

배 총회장은 새 회기 중점 사업으로 전국 기도운동을 꼽았다. 예장합동은 지난 회기 강단기도 운동인 ‘프레어 어게인’을 연 데 이어, 새 회기에는 ‘노회-권역 협의회-총회’로 이어지는 3단계 조직을 통해 기도운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그는 “코로나19로 성도들은 교회를 떠나고 목회자들은 사역의 동력을 잃고 있다. 한국교회는 오직 기도로 영적 에너지를 받을 수 있다”면서 “지난 회기는 주로 목회자들이 기도운동에 참여했다면 이번에는 장로회와 남·여전도회 등도 함께하는 기도운동을 일으키려고 한다”고 말했다.

배 총회장의 의지대로 지난달 조직을 마친 ‘은혜로운 동행 기도운동본부’는 다음 달 30일 출범식을 열고 12월부터 기도회에 돌입한다. 먼저 전국 14개 권역 협의회가 다음 해 1월까지 기도회를 열고, 2~3월에는 전국 163개 노회가 기도회를 연다. 이후 4월 중에는 산하 모든 교회가 모이는 기도 집회를 준비하고 있다.

배 총회장은 “지금까지 15년간 매 주일 산에 올라 기도해 왔기 때문에 기도의 능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한국교회는 철야·금식·산기도를 통해 지금의 부흥을 이뤄냈다”며 “기도가 죽으면 다 죽는다는 심정으로 우리 교단이 앞장서서 하나님의 긍휼과 자비를 구하려 한다”고 말했다.

미자립교회를 돕고 목회자 은급제도를 정비하는 일도 주요 사업이다. 특히 기본소득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목회자들이 노후 걱정을 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려고 한다. 배 총회장은 이번 총회에 목사 정년 연장 헌의가 올라온 것을 언급하며 “현시대에 맞지 않는 정년 연장 문제가 계속 거론되는 것은 목회자들이 은퇴 후의 삶을 걱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급제도는 단시간에 개선할 수는 없겠지만 할 수 있는 만큼 기초를 닦아놓겠다”고 말했다.

차별금지법 제정 등 교회를 무너뜨리는 움직임에 대해서는 개혁주의 신학을 바탕으로 정확한 반대의 목소리를 낼 예정이다. 배 총회장은 “진리가 아닌 일에는 다른 교단과 힘을 모아 대처하고, 한국교회가 차별받는 일에는 단호한 목소리를 내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그는 한국교회가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 불공정한 대우를 받는 일이 많다고 했다.

“제106회 총회도 애초 2박 3일로 열려고 했던 것을 6시간 만에 끝냈습니다. 방역도 백신접종 확인-PCR 검사-자가진단키트 검사-열 체크까지 네 단계를 거쳤고요.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일이라 이해는 하지만 교회가 다른 곳에 비해 간섭을 심하게 받는 것은 사실입니다. 한국교회가 목소리를 내야 할 부분에 대해서는 확실히 내겠습니다.”

지난 7일 이정미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과 만난 자리에서도 배 총회장은 정부가 한국교회 예배 회복에 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비대면예배는 온전한 예배라고 할 수 없는데 오랜 시간 비대면예배를 드려 성도들이 진정한 예배에 갈급해 있다”며 “정부가 사회통합을 강조하는데 종교를 빼고는 통합이 이뤄지지 않는 것 아닌가. 한국교회의 입장을 헤아려 달라고 요청했고 앞으로도 단호히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 총회장은 총신대 신대원과 연세대 대학원을 거쳐 영국 애버딘 대학원에서 수학한 후 계명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총신대 신대원과 대신대 등에서 강의했으며 현재 울산 대암교회 담임이다.

울산=박용미 기자 m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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