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로드롭 같은 암호화폐… 불장 신호? 세력 불장난?

내년부터 수익에 20% 양도세 부과


“자고 일어났더니 투자금 수천만원이 반 토막 났네요. 마이너스 통장에서 잠깐 꺼내쓴 돈이었는데...”

암호화폐(가상화폐) 시장에서 하루 만에 수십~수백 퍼센트씩 시세가 오른 다음 급속도로 하락하는 기현상이 다수 종목에서 관측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처럼 알트코인(비트코인 외 암호화폐)을 필두로 한 ‘불장’(상승장)이 재현될 것이라는 개인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상당하다. 하지만 내년 과세를 앞두고 마켓메이커 등 세력들이 마지막 ‘불장난’에 나선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9일까지만 해도 2480원에 불과하던 알트코인 ‘아크’는 10일 돌연 6480원까지 161.2% 급등했다가 11일 3020원으로 반 토막이 났다. ‘에브리피디아’도 9일 33.7원에서 10일 24.2원으로 28.2% 급락하며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안기더니 11일에는 33.4원으로 38.0% 치솟았다.

특기할 점은 이 같은 현상이 다수 종목에서 관측되고 있다는 것이다. 별다른 호재가 없는 종목이 단기간에 급격하게 시세 변동을 보인다는 점에서 지난 상반기 ‘불장’과 유사한 패턴을 보인다. 지난 3~5월에 지속된 상승장 당시에는 상장된 대부분 종목이 뚜렷한 이유 없이 폭등을 거듭한 바 있다.

이 같은 현상의 배경에는 시장 참여자들의 강화된 투심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두나무는 지난 5일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가상자산사업자 신고수리증을 받아 1호 사업자로 등록을 마치고 6일부터 고객확인제도를 시행 중인데, 시장이 이것을 ‘암호화폐의 제도권 편입’ 시그널로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실제 9월까지만 해도 ‘중립’에 머무르던 ‘디지털 자산 공포-탐욕 지수’는 이달 들어 ‘탐욕’으로 올라섰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가 자체개발한 이 지수는 극단적 공포, 공포, 중립, 탐욕, 극단적 탐욕 총 5단계로 나누어져 있다. 공포에 가까울수록 매수심리가 낮아지고 탐욕에 가까울수록 높아진다. 업비트가 정식으로 금융당국에 등록을 마친 만큼 기습적인 상장폐지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됐다는 분석이다.

비트코인의 급등세도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업비트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4900만원대에서 급격히 오르기 시작한 비트코인은 이날 오후 4시 기준 6970만원선에서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장중에는 7007만원까지 기록하며 다섯 달 만에 7000만원선을 돌파했다. 이에 따라 업비트 자체 시장지수(UBMI)도 지난 7월 20일 6233.81까지 하락한 뒤 이날 1만2706.15를 기록, 석 달도 안 돼 배 넘게 상승했다.

극심한 변동성은 여전히 주의해야 할 대상이다. 상반기 ‘불장’ 당시에는 거대 자본을 가진 투자자들이 조직적으로 암호화폐를 매매하며 시세를 조작한다는 의혹이 공공연하게 제기됐다.

업계 관계자는 “특금법 영향으로 명백히 불법적인 시세 조작은 사라질 수도 있지만 교묘하게 개미들의 심리를 자극해 시세를 조작하는 방법은 적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내 과세정책에 대비해 ‘큰 손’들이 개인 투자자에게 물량을 떠넘기고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당국은 다음 해부터 250만원이 넘는 암호화폐 수익에 대해 20%의 양도소득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그 전에 마지막 수익을 챙기기 위한 작업일 수 있단 의미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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